'아베 후임 유력' 스가, 자민당 지역당원 표 확보 경쟁서도 선두
교도통신, 전국 47개 지구당 대표 설문…응답 20명 중 14명 스가 지지 표명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사의를 표명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후임으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자민당 총재 선거의 지역당원 표 확보 경쟁에서도 우위에 선 것으로 나타났다.
교도통신이 5일 전국 47개 자민당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지부 연합회(지구당)를 대표하는 간사장 등 4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많은 14명이 스가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스가 후보와 경쟁하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을 지지 후보로 꼽은 사람은 4명,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을 거론한 응답자는 2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27명은 선거인을 뽑는 예비선거 과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이유로 답변을 피하거나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 결과는 자민당 내의 7개 주요 파벌 중 5곳과 무당파 의원들의 지지를 얻어 이미 국회의원 표의 약 70%를 확보한 스가 후보가 지역 당원 표에서도 선두에 서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아베 총리의 후임을 선출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는 오는 14일 양원 총회에서 소속 중·참의원 394명과 전국 47개 도도부현 당원을 대표하는 141명(도도부현별 3명씩)이 한 표씩 투표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요미우리신문의 자민당 의원(394명) 지지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4일 밤 현재 스가 후보가 의원 표의 약 70%인 271명의 지지를 확보해 다른 두 후보를 크게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535표 중 과반인 268표 이상을 얻는 사람이 다수당인 자민당의 새 총재로 취임해 16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차기 총리로 지명 선출된다.
이 때문에 의원 표로만 이미 전체 표의 과반을 확보한 스가 후보의 무난한 당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방에서 인기가 많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시바 후보가 얼마만큼의 지역 당원 표를 얻어 차차기를 도모할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교도통신의 이번 설문조사에서 스가 후보는 출신지인 아키타(秋田)현 외에 홋카이도(北海道), 이바라키(茨城), 에히메(愛媛), 가고시마(鹿兒島) 등에서 폭넓게 지지를 받았다.
스가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로는 아베 총리 정책을 계승할 최적임자라거나 관방장관으로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이 좋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시바 후보는 출신지인 돗토리현 외에 3개 지역의 대표로부터 지지를 받았지만, 이들은 모두 익명 답변을 원했다.
이는 이시바 후보 지지자들이 차기 총리로 유력한 스가 후보 측 눈치를 보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기시다 후보는 출신지인 히로시마현과 자신이 이끄는 파벌 소속 의원이 있는 시즈오카현에서만 지지를 얻었다.
한편 세 후보는 자민당 총재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처음 맞은 주말인 이날 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스가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요코하마시를 찾아 예비 선거를 준비하는 당원들을 격려했다.
스가 후보는 이 자리에서 "지연도 혈연도 없는 나의 미래를 믿고 응원해 주셨다"라고 한 뒤 국민의 생명과 삶을 지키면서 사회경제 활동을 양립시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대책을 펴겠다고 공약했다.
이시바 후보는 4일 오사카(大阪)에 이어 5일 후쿠오카를 방문해 현지 TV 방송에 잇따라 출연했다.
그는 "국민과 당원들에 호소하고, 있는 힘을 다해 논의하는 모습을 보이면 자민당은 강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기시다 후보는 이날 야마나시현 고후(甲府)시에 이어 시즈오카(靜岡)시를 찾아 작년 12월 사망한 기시다파의 모치즈키 요시오(望月義夫) 전 사무총장 묘소를 참배해 이번 총재 선거에서의 분투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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