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바다의 공포' 메갈로돈, 등지느러미만 1.62m 사람 크기
악상어목 5종과 비교해 몸집 유추…백상아리 단독 비교서 더 진전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약 2천300만년 전부터 300만년 전까지 고대 바닷속 생물들을 공포에 떨게 했을 거대 상어 '메갈로돈'의 부위별 덩치가 좀 더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실체를 드러냈다.
사람 손바닥 크기의 삼각형 이빨 화석만 남아있는 메갈로돈(Carcharodon carcharias)은 몸길이가 15~18m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왔지만 이는 이빨 화석을 토대로 최대 6m까지 자라는 '백상아리'(Carcharodon carcharias)와만 비교해 유추한 것이라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메갈로돈과 백상아리가 같은 악상어 목(目)에 속하지만 서로 과(科)가 다르고 메갈로돈이 악상어목에서 차지하는 위치도 불분명해 백상아리와만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메갈로돈이 할리우드 영화에서 단골 소재로 다뤄져 왔지만 스크린 속의 가공할 덩치가 엄격한 과학의 산물은 아니었던 셈이다.
영국 스완지대학과 브리스톨대학 연구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백상아리를 포함해 처음으로 비교군을 악상어목(目) 거대 포식 상어 5종으로 확대해 메갈로돈의 몸집을 유추한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백상아리 외에 생태, 생리학적으로 유사한 청상아리(Isurus oxyrinchus)와 단순청상아리(Isurus paucus), 악상어(Lamna ditropis), 비악상어(Lamna nasus) 등이 포함됐으며, 이들 대상으로 각 부위의 수치를 자세히 재고 수리 모델을 이용한 형태학적 추론으로 메갈로돈의 덩치를 유추해 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스완지대학의 상어 전문가 카탈리나 피미엔토 박사는 이와 관련, "메갈로돈은 백상아리의 직계 조상은 아니며 청상아리 등 다른 네 종의 거대 포식상어들과도 비슷하게 연관성을 갖고있다"면서 "우리는 이들 다섯 상어의 수치를 토대로 메갈로돈의 크기를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상어가 인간처럼 부위별 성장 비율이 다른 이른바 '상대성장'(allometry)을 할 경우 이빨화석만 남은 메갈로돈의 덩치를 추정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으나 악상어목 상어 5종 모두 새끼 상어들이 "작은 어른"처럼 크면서 성장 비율이 바뀌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5종의 성장곡선을 그대로 단순 적용해 메갈로돈의 몸길이가 16m까지 될 때까지 늘리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몸길이 16m 메갈로돈의 머리 길이는 4.65m에 달하고 등지느러미는 1.62m로 성인 키에 맞먹었다. 꼬리지느러미 키는 3.85m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연구팀은 형태학적으로 메갈로돈의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가 재빠른 사냥과 장기간 이동에 적합하게 적응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메갈로돈의 몸집의 세부적 크기를 밝혀낸 것이 거대 상어의 생리와 멸종으로 이끈 본질적 요소들에 대한 이해를 높여나가는 핵심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