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효과' 바이든 호감도 상승…TV 시청률은 떨어져
호감도 5%포인트 증가…시청률은 4년 전보다 20% 가까이 하락
코로나19에 정치적 양극화 심화 영향인 듯…"컨벤션효과 점점 약화"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호감도가 지난 17~20일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이후 상승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그러나 전대 시청률이 이전보다 낮아지는 등 전반적 관심이 줄고 미국 정치의 양극화 심화로 인해 대부분 유권자가 지지 후보를 결정한 상태라 과거와 같은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23일(현지시간) ABC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민주당 전대 이튿날인 21일부터 이틀 간 성인 71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 호감도는 45%로 일주일 전 조사 때 40%에서 5%포인트 상승했다.
민주당 지지층의 호감도가 79%에서 86%로 오른 가운데 인종별로 흑인 중 69%, 히스패닉 중 52%의 호감 응답이 나왔다. 백인은 39%로 절반에 못 미쳤다.
2016년 민주당 전대 직후 여론조사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호감도는 48%로 전대 전보다 6%포인트 올랐다. 다만 비호감도가 50%로 더 높았다.
ABC는 바이든 후보의 경우 이번 조사 때 호감도가 비호감도보다 높다면서 2016년 힐러리 후보보다 더 나은 위치에서 선거전에 돌입하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대 시청률은 2016년보다 떨어졌다. TV나 온라인으로 전대를 일부라도 봤다는 응답은 30%에 불과했고, 70%는 안 봤거나 거의 보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2016년 갤럽 조사 때는 62%가 민주당 전대를 일부라도 봤다고 응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을 인용해 4일간 민주당 전대 평균 시청률이 2016년에 비해 20% 가까이 하락하고, 일부 요일은 50%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물론 닐슨 조사에는 온라인 시청률이 포함되지 않아 실제 시청자는 이보다 더 많았을 가능성이 높지만, 전반적인 열기는 2016년보다 덜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대유행 여파로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고 화상 전대로 전환함에 따라 현장성과 박진감이 떨어진 것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대선 후보가 대형 이벤트를 개최한 뒤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인 '컨벤션 효과'가 과거보다 크지 않아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NYT는 미국 정치가 수십 년 간 점점 더 당파적으로 변하면서 대부분 유권자가 이미 지지후보를 정한 상태라 전대를 통해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유권자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정치전문 웹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538) 분석에 따르면 2004년 이후 미국 대선 때 정당의 컨벤션 효과로 인한 지지율 상승은 2%포인트 안팎으로, 이전 두 차례 대선 때 6%포인트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사보토스 크리스털 볼'의 편집장 카일 콘딕은 NYT에 역사적으로 전대는 당을 통합시키는 계기였지만 지금은 이미 당이 통합돼 있다며 여론조사 분석 결과 양당 지지층의 90% 이상은 각 당의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부동층이 매우 적어 이들을 지지층으로 끌어들이는 컨벤션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NYT는 "전대 효과를 인한 지지율 상승은 최근 들어 계속 약해졌다"며 "코로나19가 전대 진행을 제약함에 따라 올해 전대는 지지율 상승효과가 완전히 사라지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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