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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못 쉬어요"…'택배없는 날'에도 일하는 배송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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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못 쉬어요"…'택배없는 날'에도 일하는 배송기사들
연휴 후 급증할 배송량도 부담…'하루 휴무 아닌 근본적 대안 필요'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홍유담 기자 = 배송 기사들의 휴무를 위해 택배 배송을 하루 중단하는 '택배 없는 날'이 14일 처음으로 시행됐지만 모든 택배기사가 다 쉬는 것은 아니다.
대형 4개 업체만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하면서 이날 일을 해야 하는 중소 택배업체의 배송 기사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또 연휴 후 배송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루 휴무가 배송 기사들의 부담을 줄이는 근본적인 방안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물류·유통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과 롯데택배, 한진, 로젠택배 등 4개 택배사는 이날 하루를 '택배인 리프레시 데이'로 지정하고 택배 배송을 하지 않고 있다. 이들 4개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80% 정도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중소 택배사들은 이날도 정상 배송을 진행한다. 전국 택배사들이 회원사로 가입한 한국통합물류협회 택배위원회가 '택배인 리프레시 데이'를 정하면서 회사별 사정에 따라 자발적으로 참여를 결정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또 쿠팡·SSG 닷컴·마켓컬리 등 자체 배송망을 갖춘 전자상거래 업체들 역시 이날 쉬지않고 배송업무를 진행한다.
특수고용노동자인 일반 택배 기사들과 달리 전자상거래 업체 자체 배송 기사들은 원청 또는 도급사와 근로계약을 맺은 노동자여서 이날 쉬지 않아도 주5일 근무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이 있지만 이날 모든 택배업계가 쉬는 것처럼 알려지면서 쉬지 못하는 배송 기사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중소 택배업체의 한 배송 기사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 "회사에선 이날 영업을 하는 기업이나 상인들을 위해서 우리가 일해야 한다고 다독였지만 씁쓸한 것도 사실"이라면서 "잘 아는 고객으로부터 '잘 쉬라'는 문자까지 받았는데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적었다.
이 기사는 "쉬려면 다 같이 쉬어야지 누구를 위한 날인가 싶다"라면서 "심지어 쉬는 날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차별받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휴무하지 못하고 배송을 하는 택배업체들도 고민이 있다.
한 소규모 택배업체 관계자는 "주로 기업 물량과 소상공인 물량을 담당하는데 택배 배송을 쉬면 이들 영업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어 '택배 없는 날'에도 어쩔 수 없이 운송을 한다"고 설명했다.



택배기사별로 배송 지역과 물량이 정해져 있어 연휴 후 배송이 시작되는 17일부터 이전에 배송되지 못한 택배를 포함해 업무량이 배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배송 기사들을 한꺼번에 쉬게 하는 휴무일보다 다른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날 휴무하는 한 대형업체 택배기사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쉬어서 좋은 면도 있지만, 추석 등 연휴 이후 고생했었던 생각을 하면 한숨도 나온다"면서 "저희가 하루 쉬면 다음 날 물량이 2배로 늘기 때문에 사실 택배는 쉬는 날 없이 하는 게 좋긴 하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그러나 "택배 기사들을 위해 이런 휴무 제도가 만들어지는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라면서 "다만 이렇게 한꺼번에 쉬기보다는 택배기사들이 번갈아 쉬는 제도는 어떨까 싶다"고 덧붙였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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