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코로나19 병원 내 감염 비상…'암 환자'도 확진 판정
재확산에 놀란 홍콩 정부 "식당 내 영업 전면 금지도 검토"
'사재기' 막고자 주요 슈퍼마켓 체인, 생필품 판매 제한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이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고 있는 홍콩에서 암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일이 벌어져 병원 내 감염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보건 당국은 퀸엘리자베스 병원에 입원한 64세 여성 암 환자가 전날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암 치료를 위해 입원한 이 환자는 지난 13일 발열 등의 증상을 보여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심장질환 증상을 보여 입원했다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92세 여성 환자와 같은 병실을 썼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넘어져서 다쳐 입원한 77세 여성 환자도 이 92세 환자와 같은 병실을 썼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암 환자 1명을 포함해 같은 병원에서 3명이나 코로나19에 감염되자 홍콩 보건 당국은 병원 내 코로나19 감염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이러한 병원 내 감염은 코로나19 관련 증상을 보이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가 다른 질환으로 인해 입원했다가 뒤늦게 코로나19 감염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발생해 병원 측으로서도 그 예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홍콩에서는 최근 들어 감염 경로가 불분명해 추적이 쉽지 않은 코로나19 감염자도 급증하고 있다.
전날 홍콩에서는 48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24명의 감염 경로가 드러나지 않았다.
지난 6일부터 발생한 222명의 코로나19 확진자 중 감염 경로가 드러나지 않은 경우는 78명에 달한다.
전날까지 홍콩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천569명으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8명이 사망했다.
홍콩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고자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소피아 찬 홍콩 식품보건장관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계속 악화한다면 사람들이 식당 내에 머무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식당 내 영업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이날부터 식당 내 야간 영업을 금지해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식당 내에서는 영업할 수 없도록 했다. 다만 테이크아웃 영업은 허용했다.
술집, 노래방, 헬스장 등 12종 다중이용시설과 디즈니랜드, 오션파크 등 테마파크 영업도 전면 금지했다.
웰컴, 파크앤숍 등 홍콩의 주요 슈퍼마켓 체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재기 현상을 막기 위해 생필품 구매 제한을 하기로 했다.
당분간 이들 슈퍼마켓 체인에서 쌀, 휴지, 손 세정제, 소독제 등을 사는 사람은 각 품목당 2개씩만 살 수 있게 된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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