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육군연구소 "코로나 바이러스 돼지피부에서 나흘간 생존 가능"
"4℃에서는 2주간 생존…도축장 통한 전염 우려"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22℃의 온도에 노출된 돼지 피부에서 나흘간 생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7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주 포트 데트릭의 미국 육군연구소 산하 전염병연구소 연구진은 돼지피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medRxiv)에 발표했다.
실험결과 온도가 높아질수록 바이러스가 빨리 사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22℃에서 96시간, 여름철 고온인 37℃에서는 8시간 가량 각각 안정적 상태를 유지했다.
냉장온도인 4℃에서는 전체 바이러스양의 절반이 죽는 데 47시간 정도 걸렸고, 일부는 14일간 생존했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육류도축장이 코로나19 전파 경로가 될 수 있다면서 "적절한 개인 방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나 무증상 감염자가 퍼뜨리는 바이러스가 육류나 기타 물체 표면에 장기간 남아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돼지피부와 인간의 피부가 유사한 만큼 개인 위생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SCMP는 지난달 베이징(北京)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중국 보건당국이 수입 냉동육을 통해 바이러스가 시장에 유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직접적 증거는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1달러 및 20달러 지폐를 대상으로 동일 실험을 한 결과 지폐별로 바이러스 생존 기간이 다소 달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폐에 쓰인 잉크의 종류와 농도 등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추정하면서도, 실험표본의 크기 등을 고려할 때 통계적으로 강력한 결과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 익명의 중국 과학자는 SCMP 인터뷰에서 "다른 선행연구는 실제 상황과 달리 과도하게 많은 바이러스를 사용하기도 했다"면서 "포트 데트릭의 연구가 선행연구들보다 더 실제에 가까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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