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용회복도 인종 격차…흑백 실업률 5년 만에 최대로 벌어져
6월 실업률 백인 10.1%, 흑인 15.4%…흑인 남성 실업률 2011년 이후 최악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량 실직 사태에 직면한 미국에서 지난 6월 백인과 흑인 노동자의 실업률 격차가 5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가 2일(현지시간) 발표한 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 백인과 흑인의 6월 실업률은 각각 10.1%, 15.4%를 기록해 직전 달보다 백인은 2.3%포인트, 흑인은 1.4%포인트가 각각 하락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실업률이 대폭 떨어졌지만, 백인의 사정이 상대적으로 더욱 개선된 것이다.
특히 실업률 격차 5.3%포인트는 2015년 5월 이래 가장 큰 격차로서 조지 플로이드 사태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인종 불평등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경제정책연구소의 인종·민족·경제에 관한 프로그램 책임자인 밸러리 윌슨은 "불행히도 이는 이 나라에서 수십년간 봐왔던 패턴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흑인 실업률은 작년 8월 사상 최저인 5.4%를 기록했고, 당시 백인과의 격차는 노동부가 1972년 인종별 고용 측정치를 개편한 이래 가장 좁혀진 2%포인트였다.
흑인 남성의 6월 실업률은 직전 달보다 0.8%포인트 오른 16.3%로, 이는 2011년 가을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이는 흑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늘어난 가운데 나온 수치로, 더 많은 흑인 남성이 일자리를 구하려 했지만 못 구했다는 신호라고 윌슨은 전했다.
반면 흑인 여성들이 경제활동 재개로 다시 문을 연 술집과 식당, 소매점에서 일하게 되면서 흑인 실업률 하락을 주도했다.
흑인 여성의 6월 실업률은 그 전 달보다 2.5%포인트 떨어진 14%였다.
윌슨은 "대침체기를 벗어나기 전까지 10여년 간 흑인 실업률이 지속해서 개선돼 왔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노동시장 회복이 지연되면서 흑인이 가장 늦게 혜택을 보는 이들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로나19 국면에서 여성과 유색인종이 실직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특히 흑인이 어떤 인종이나 민족보다 일자리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히스패닉 노동자 6월 실업률은 직전 달보다 3.1% 하락한 14.5%, 아시아계 노동자 실업률은 1.2% 떨어진 13.8%로 각각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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