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가짜뉴스 수사' 대상 전 교육장관 미국으로 은밀 출국
SNS로 "출국 도와준 사람들에 감사"…대법원·정치권 '도피 방조' 비판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가짜뉴스로 연방대법관들을 위협한 의혹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 전 교육부 장관이 미국으로 은밀히 출국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지난 18일 해임된 아브랑 베인트라우비 전 교육부 장관이 이틀 후인 20일 미국 마이애미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인트라우비 전 장관의 마이애미 도착은 그의 동생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공개됐다.
베인트라우비 전 장관은 이날 오전 SNS에 "브라질을 떠나 미국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직·간접적으로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한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 26일 자정부터 브라질에서 오는 여행자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베인트라우비 전 장관이 어떻게 마이애미에 도착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가 장관직 해임 절차가 공식 마무리되기 전에 출국해 외교관 여권으로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보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그의 도피를 사실상 방조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베인트라우비 전 장관은 보우소나루 정부 각료 가운데 극우 성향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책임을 중국에 돌리는가 하면, 각료회의에서 정부와 갈등을 빚는 연방대법관들을 체포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됐다.
또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의회와 대법원 주요 인사들을 비난하고 협박하는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데 관여한 의혹으로 사법 당국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베인트라우비 전 장관은 세계은행(WB)에서 브라질 몫의 이사를 맡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가 세계은행 이사를 맡더라도 브라질 중앙은행으로 옮기는 전임자를 대체하는 것이어서 임기는 10월에 끝날 예정이며, 이에 따라 그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은 곧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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