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리비아 내전 직접 개입 가능성 경고…대리전 확산 우려
터키는 리비아 동부 군벌에 "시르테에서 철수하라" 촉구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북아프리카에 있는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집트가 인접국 리비아 내전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이집트 언론 알아흐람과 카타르 알자지라방송 등이 보도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이날 리비아와 가까운 서부 군 기지를 시찰하며 "국경 안에서 어떤 임무도 수행할 준비를 하라. 필요할 경우 국경 밖에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집트가 리비아 내전에 개입하기를 원하지 않고 정치적 해법을 선호한다면서도 "상황이 이제 달라졌다"고 말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리비아의 시르테와 알주프라가 이집트의 국가안보에 '레드라인'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이집트는 그동안 리비아의 동부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사령관 측에 무기 등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직접적인 리비아 파병 등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리비아 내전을 둘러싼 주변국들의 개입이 더욱 심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이달 초 이집트 수도 카이로를 방문한 뒤 이집트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후 엘시시 대통령은 6일 리비아 내 휴전을 촉구했지만 유엔(UN)이 인정하는 리비아통합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최근 하프타르 사령관이 이끄는 리비아국민군은 리비아통합정부와 전투에서 고전하고 있다.
리비아통합정부는 이달 4일 수도 트리폴리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선언한 뒤 6일에는 지중해 연안의 전략적 요충지 시르테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리비아통합정부 병력은 터키군의 드론(무인항공기) 지원 등으로 전투력이 향상된 것으로 분석된다.
터키 정부는 20일 리비아국민군이 시르테와 인근 지역 알주프라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터키는 작년 11월 리비아통합정부와 군사·안보 협정을 체결한 뒤 올해 리비아에 병력을 파견했다.
앞서 작년 4월 하프타르 사령관이 자신을 따르는 부대들을 향해 서부 트리폴리 진격을 명령한 뒤 내전이 격화됐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이 난립했으며 현재 이슬람 운동단체 무슬림형제단 출신 인사가 주축인 리비아통합정부(GNA)와 하프타르 세력으로 양분됐다.
리비아통합정부는 터키와 카타르의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하프타르 사령관을 지지하는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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