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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생산·수출 70여년 만에 최저
누적된 부실 관리 등으로 생산량 급감…미 제재로 수출길도 계속 막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과 수출이 모두 7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자료를 인용해 5월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이 일 57만 배럴로 4월보다 5만4천 배럴 더 줄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 발표치보다도 16만2천 배럴 적은 것이다.
AFP는 현재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이 2002년 12월∼2003년 3월의 석유 노동자 파업 때를 제외하면 1943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1940년대 베네수엘라의 인구는 400만 명으로, 지금의 7분의 1 수준이었다.
1970년엔 하루 370만 배럴, 12년 전까지만 해도 320만 배럴에 달했던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은 최근 급감을 거듭했다.
국영석유회사 PDVSA의 부실 경영과 부패, 투자 부족 등으로 시설이 노후화하고 유지보수가 안 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정권의 돈줄인 석유 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 것도 석유 산업 위기를 심화시켰다.

제재망이 촘촘해지면서 수출길도 계속 좁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월 상반기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은 일평균 32만5천 배럴로, 17년 만에 최소였던 5월의 45만2천 배럴보다도 28% 급감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6월의 일평균 수출량이 1942∼1945년 무렵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내다봤다.
제재가 본격화하기 전인 2019년 초반 수출량은 일 150만 배럴 수준이었다.
미국 정부는 이달 초 베네수엘라 원유를 실어나른 외국 해운회사와 유조선을 제재 목록에 올렸다. 미국의 압박 속에 선사들은 베네수엘라 원유 선적 계획을 잇따라 취소했다.
수출이 줄면서 저장공간이 없어진 PDVSA는 생산량을 더 줄일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확인된 원유 매장량이 세계 최대 수준인 베네수엘라는 원유를 팔고 그 대가로 정유에 필요한 물질이나 휘발유를 사들여 왔는데 제재로 이러한 거래가 어려워지면서 연료 부족도 극심해졌다.
석유 산업에 의존해 온 베네수엘라 경제도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6년간 경제가 후퇴를 반복했는데, 올해 역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 경제 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베네수엘라 경영대학원(IESA)의 호세 마누엘 푸엔테는 AFP에 "베네수엘라는 붕괴 위기"라며 민간 투자 없이는 석유 산업이 회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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