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권 위기…경제붕괴·미국제재·반정부시위 삼중고
"아사드 장악력 약화…10년 내전에 또다른 변수 될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급격히 약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자체적인 경제위기, 시리아를 후원하는 국가들을 겨냥한 미국의 제재, 반정부 시위가 그 원인으로 주목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17일(현지시간) 시리아의 경제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이 러시아 등 아사드 정권의 주요 재정 후원국을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정권 유지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주부터 아사드 정권을 전방위로 제재하기 위해 발의한 '카이사르 법'을 발효할 예정이다.
이는 아사드 정부의 인권 유린 기록과 사진을 유엔에 넘긴 시리아군 출신 사진가의 이름을 딴 것으로, 아사드 정권과 관련한 후원국을 모두 제재 대상으로 삼아 현금 흐름을 완전히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제재는 시리아 자금과 연계된 엔지니어링, 건설, 군용기 분야 등 광범위한 자산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의 이번 제재 법안은 시리아 파운드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경제 위기가 한층 더 고조된 가운데 나왔다.
시리아 전문가 엘리자베스 추르코프는 최근 국제외교정책센터 보고서에서 "시리아 경제는 붕괴하고 있으며, (아사드) 정권은 그들의 금고를 채우기 위해 분투 중이지만, 시리아의 급속한 경제 쇠퇴를 막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아사드 체제의 붕괴를 목표로 한 미국 정부 어떤 제재도 시리아 시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주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리아 남부의 드루즈 소수민족이 집단 거주하는 스웨이다 주(州)에서 열흘째 이어지는 반정부 시위도 악재로 꼽힌다.
드루즈인들은 그간 정부의 종교적 박해를 우려해 아사드 정권과의 갈등을 피해왔지만, 최근 시위 현장에서만 최소 7명이 체포되는 등 심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알아사드 대통령은 최근 드루즈인들을 향해 "우리는 평화로운 상황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만약 여러분이 '총탄'을 원한다면 그렇게 될 것"이라면서 향후 무력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텔레그래프는 알아사드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을 촉발한 2011년 첫 반정부 시위를 떠올리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2011년 3월 '아랍의 봄' 민중봉기의 영향으로 발생한 시리아 반정부 시위는 알아사드 정권의 유혈진압 후 내전으로 악화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올해 4월 현재 내전을 피해 시리아를 떠난 난민은 560만명, 시리아 내의 피란민은 620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내전은 러시아의 군사지원을 받은 아사드 정권의 승리로 마무리되고 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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