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고객 화웨이 잃기 싫지만 최악 대비"
"화웨이 계속 거래 여부, 미국 집행 절차 지켜봐야"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중국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와 거래가 완전히 끊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각오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10일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류더인(劉德音) TSMC 회장은 전날 대만 신주(新竹)시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최악의 상황에 이미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제재로 줄어들 화웨이의 주문을 다른 곳에서 보충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류 회장은 만일 화웨이의 주문이 없어진다면 다른 고객으로부터 받은 주문으로 공백을 채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화웨이는 TSMC에 두 번째로 큰 고객이다. 작년 TSMC의 전체 매출에서 화웨이 대상 매출 비중은 14%에 달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화웨이가 독자 설계한 반도체 부품을 TSMC를 포함한 세계 어느 파운드리 업체에도 맡겨 생산할 수 없게 하는 새 제재를 시작했다.
화웨이는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을 통해 스마트폰부터 5G 기지국에 들어가는 다양한 첨단 반도체 부품을 자체 설계할 수는 있지만 생산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에 맡겼는데, 새로운 제재로 이런 협력 고리가 끊어지게 되면서 우수한 품질의 첨단 반도체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화웨이는 하는 수 없이 대만의 통신 반도체 칩 제조사인 미디어텍과 협력을 타진 중이지만 이 회사의 '기성품 반도체'의 수준은 화웨이가 스스로 설계해 TSMC에서 생산한 '맞춤형 반도체'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TSMC는 미국의 새 제재의 시행 방안이 아직 구체화하지 않아 화웨이와 거래를 계속할 수 있는지가 확실치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류 회장은 "현재 미국의 새 규제는 아직 법규 해석 단계에 있다"며 "법규 집행 절차를 관찰하고 나서 이후 거래 허가를 신청할 기회가 있는지 기회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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