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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2년…보이지 않는 팔레스타인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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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2년…보이지 않는 팔레스타인 평화
협상 재개 난망…이스라엘의 '서안 합병' 추진에 또 전운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분쟁의 성지' 예루살렘에 있는 미국대사관이 14일(현지시간) 개관 2주년을 맞는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인 2018년 5월 14일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지중해의 경제·문화 중심 도시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겼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인 다수가 믿는 유대교뿐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로 통한다.
유엔(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런 종교적 특수성을 고려해 예루살렘을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국제도시로 규정하고 있으며 각국 대사관도 대부분 텔아비브에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감행한 대사관 이전은 미국의 역대 외교정책에서 벗어날 정도로 일방적 조처였다.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권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중동 정세에 미친 파장은 컸다.
대사관 개관 당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등에서 격렬한 항의 시위가 벌어졌고 이스라엘군의 강경 진압으로 팔레스타인인 6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8년 3월 말부터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 발포로 숨진 팔레스타인 시위대는 200명이 넘는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스라엘 정부의 '마이웨이'는 국제사회에서 별로 호응을 얻지 못했다.
미국에 이어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완전히 옮긴 국가는 중미 과테말라가 유일하다.
지난 2년간 팔레스타인에서 유혈참사가 이어진 가운데 평화협상의 불씨는 살아나지 못했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는 2017년 12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이른바 '예루살렘 선언'을 발표한 뒤 미국 정부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공정한 중재자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워싱턴DC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소 폐쇄,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에 대한 원조 예산 삭감 등 강경책으로 팔레스타인에 대화를 압박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미국이 팔레스타인에 당근책으로 제시한 평화안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작년 6월 바레인에서 아랍국가들이 참석한 '중동평화 워크숍'을 열고 팔레스타인 경제 발전을 위해 500억 달러(약 61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요르단강 서안의 일부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 인정,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등을 담은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자치정부는 이런 미국의 제안이 이스라엘에 편향돼 있다며 반발했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는 "예루살렘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라며 예루살렘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극의 땅' 팔레스타인에는 짙은 먹구름이 다시 몰려왔다.
이스라엘의 우파 지도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4일 중도 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의 베니 간츠 대표와 새 연립정부를 출범할 예정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강경한 팔레스타인 정책을 이어갈 전망이고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을 둘러싼 충돌이 우려된다.
그는 미국의 동의를 거쳐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들과 요르단계곡을 이스라엘에 합병하겠다고 강조해왔다.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의 연립정부 합의안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의회에서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을 합병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칠 수 있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점령한 지역이며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이곳에 유대인 정착촌을 계속 건설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경우 국제사회의 큰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은 지난달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의 합병을 발표할 경우 이스라엘과 맺은 모든 협정을 무효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아랍권 국제기구 아랍연맹(AL)도 "팔레스타인인을 겨냥한 새로운 전쟁범죄"라며 이스라엘을 비판했으며 이스라엘 주재 유럽 국가 대사들도 최근 이스라엘 정부에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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