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률 무려 14%…밀라노 엄습한 '죽음의 그림자'
공식 집계된 사망자만 총 1천612명…3월 둘째 주 이후 급속 증가
이탈리아 전체 둔화 추세와 대비…전문가 "4월 더 악화할 것" 우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의 금융·경제 중심지이자 북부 롬바르디아주(州) 주도인 밀라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며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구 320만명인 밀라노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누적 확진자 수는 6일(현지시간) 기준 1만1천538명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아 전체(13만2천547) 8.7% 비중이다.
주(州. 프로빈차) 미만 자치단체 단위로는 전국 최다로, 한국 전체 누적 확진자 수(1만331명)마저 훌쩍 넘는 수치다.
지난달 9일 588명이던 확진자 수가 불과 한 달 만에 21배 이상 폭증했다. 매일 평균 400여명씩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말에는 코로나19 피해 참상이 현지 언론에 크게 보도된 같은 주의 베르가모(9천815명)와 브레시아(9천477명)마저 추월했다.
더 큰 우려를 사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급증하는 사망자 수다.
현재까지 코로나19 감염 사망으로 확인된 수만 1천612명으로 이탈리아 전체(1만6천523명)의 10%에 달한다.
병원이 아닌 요양원이나 자택에서 사망한 환자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가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현실을 고려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탈리아 통계청 수치를 보면 지난달 첫째 주(1∼7일) 밀라노 지역 전체 사망자 수는 272명으로 일간 38.8명 수준이었다. 예년의 하루 평균(40∼45명)을 밑도는 수치다.
하지만 둘째 주(8∼14일)에는 하루 평균 56명, 셋째 주(15∼21일)에는 53명으로 예년 하루 평균치를 웃돌았다.
특히 이달 1∼6일엔 하루 평균 100∼13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6일에도 하루에만 112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주일 기준으로는 700명을 초과해 예년 하루 평균의 3배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이탈리아 전체 하루 기준 신규 사망자 규모가 500∼600명대를 오가며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사뭇 다른 흐름이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명률도 13.97%로 이탈리아 평균(12.46%)을 웃돈다. 세계 평균(5.58%)에 비해선 3배에 근접하는 수치다.
이탈리아의 저명한 전염병학자 카를로 라 베키아는 "3월 중순과 말 사이 1천명 이상이 사망하며 치명률을 끌어올렸다"며 "4월엔 분명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러한 치명률을 근거로 밀라노 지역에 바이러스가 실제 확인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추정한다. 공식 집계된 수보다 최소 10∼15배 많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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