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코로나19로 하루 838명 사망…수도권 경찰 500명 감염(종합)
확진자 8만명 육박, 사망자 6천528명으로 중국 두 배
집중치료병상 수용한계 봉착…보건당국은 확산세 '어느 정도 안정화' 관측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하루 만에 838명이 늘어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수도 마드리드 일원에서는 현재까지 경찰관도 500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스페인 전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6천528명으로, 전날보다 838명이 증가했다.
스페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하루 사망자 수는 점점 늘어 이날 가장 많았다.
스페인의 사망자는 이미 중국(3천300명의) 갑절 수준으로 세계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많다. 치명률은 8.3%에 이른다.
일간 엘 파이스에 따르면 스페인에서 사망자의 절대다수인 5천명가량이 지난 일주일 사이에 숨졌다고 한다.
이날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누적 7만8천797명으로, 전날보다 6천549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페인은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로 인해 의료시스템이 이미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
이날 기준으로 스페인에서 코로나19로 집중치료 병상에 입원한 환자는 4천907명으로 중증환자 수용 한도인 4천404석을 500명 이상 초과한 상태다.
스페인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지역은 수도 마드리드 일대다. 전체 사망자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3천82명이 마드리드 일원에서 숨졌다.
이사벨 디아즈 아유소 마드리드 주지사는 코로나19 사망자 추모를 위해 30일부터 무기한 공식추모기간에 들어간다고 이날 선언했다. 디아즈 아유소 주지사 본인도 몇주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자택에서 격리돼 집무를 보고 있다.
마드리드에서는 병상이 모자라 대형 컨벤션센터와 호텔들을 임시 병원으로 개조해 코로나19 환자들을 수용하는 실정이다.
스페인의 수도권 근무 경찰관도 500명 이상이 감염됐다.
스페인 경찰노조에 따르면 마드리드에서만 500여명의 경찰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현재 2천여명의 경찰이 격리 상태에 있다.
경찰노조들은 감염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 경찰관들이 마스크와 장갑 등 보호장구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채 근무하고 있다면서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스페인 보건당국은 하루 사망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이동제한령과 국가비상사태 발령 등의 조처에 따라 감염확산세가 어느 정도 잡혀가고 있다고 분석을 내놨다.
페르난도 시몬 질병통제국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신규확진자 증가율이) 오늘은 9%로 지난 며칠간 감소세에 있었다"면서 "모든 지표들이 감염병 사태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상황이 안정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집중치료병상 부족 사태가 한계상황에 다다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병상이 과포화상태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은 당초 지난 14일부터 15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멈추지 않자 이를 4월 12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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