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 부부, 국경폐쇄 전 캐나다 떠나 LA로…독자 행보 돌입
영국 언론 "정착 위한 것"…마클, 코끼리 다큐 해설 나서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영국 왕실에서 독립을 선언한 해리 왕자(35)와 메건 마클(38) 왕자비 부부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정착하기 위해 최근 거주하던 캐나다를 떠났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해리 왕자 부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의 국경을 폐쇄하기 전 전용기를 타고 로스앤젤레스(LA)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대중지 더선은 왕실 내부자가 "국경은 닫히고 있고 항공기 운항은 중단되고 있었다"며 "그들은 떠나야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내부자는 "그러나 이번 이동은 얼마간 계획된 것"으로 "그들은 LA 지역에 근거를 두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곳에는 그들을 위한 거대한 지원 네트워크가 있다"며 "새로운 할리우드 에이전트·홍보팀이 있고 사업 매니저도 있는 곳으로, 마클의 친구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지난 1월 왕실 고위 구성원에서 물러나는 한편 재정적으로 독립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이들의 움직임은 더욱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부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캐나다 밴쿠버 아일랜드에 계속 거주하던 중이었다.
LA로의 이동 소식은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71)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왕실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찰스 왕세자는 정부 권고에 따라 스코틀랜드에 있는 자택에서 격리 중이다.
소식통들은 감염증이 계속 확산하자 해리 왕자 부부가 영국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고 말했다.
찰스 왕세자를 만나기 위한 해리 왕자의 영국행을 마클 왕자비가 막았다는 소식통의 전언도 나왔다.
해리 왕자 부부는 지난 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연례 '영 연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왕실 고위 구성원으로서 마지막 공무수행을 마친 것이다.
앞서 영국 왕실은 내달 1일부터 해리 왕자 부부가 공식적인 왕실 업무에서 손을 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이때부터 새로 출범하는 비영리재단을 이끌면서 향후 12개월간 왕실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캐나다에서 자가 격리 중이었던 마클 왕자비는 해리 왕자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왕세자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자신의 친구들에게 털어놓기도 했다.
마클 왕자비는 해리 왕자가 형인 윌리엄 왕세손,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친구는 "마클 왕자비는 이번 사태로 특히 해리 왕자와 그의 형을 포함해 모두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고 데일리메일에 전했다.
이런 가운데 마클 왕자비는 디즈니 다큐멘터리 '코끼리'(Elephant)에서 해설을 맡기로 했다. 마클의 출연비는 모두 국제 코끼리 보호단체 '국경 없는 코끼리들'에 기부된다.
다큐멘터리는 디즈니의 스트리밍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에서 내달 3일 선보일 예정이다. 아프리카 코끼리 무리가 칼라하리 사막을 가로지르는 장대한 여정을 보여주며, 마클은 엄마 코끼리 '샤니'와 아들 코끼리 '조모'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할리우드 배우였던 마클은 2017년 해리 왕자와 약혼하고 다음 해 결혼식을 올렸다.
이번 일은 이들 부부가 왕실 고위 구성원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뒤 마클의 첫 대외적인 행보이기도 하다.
지난달 미국 록스타 본 조비가 해리 왕자, '인빅터스 게임 합창단' 등과 함께하면서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언브로큰'(Unbroken)은 27일 공개된다.
본 조비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는 참전군인들을 조명하기 위해 만든 곡으로, 수익금은 '인빅터스 게임' 지원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해리 왕자가 2014년 발족한 인빅터스 게임은 일종의 '상이군인 올림픽'이다.
당시 해리는 녹음 현장을 지켜봤는데, 이는 영국 왕실에서 독립하기 전 공무수행 중 하나로 이뤄졌다고 로이터통신은 덧붙였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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