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에 파견한 전염병 전문가 코로나19 발병 직전 철수"
로이터 "계속 있었다면 코로나19 상황 실시간 파악 가능했을 것"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미국 정부가 중국에 파견했던 자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전문가를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넉달 전 철수시켰으며, 이로 인해 미국이 코로나19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CDC가 중국의 질병통제기구에 파견했던 전염병학자 린다 츠윅 박사를 지난해 7월 철수시켰다고 네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첫 번째 사례가 보고된 것은 그로부터 넉달 후인 지난해 11월이고, CDC는 한달 여 후인 12월31일 이를 처음 인지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중국이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검열하고 코로나19 상황을 도우려는 미국 전문가들의 중국 입국을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재도 CDC에 몸담고 있는 츠윅 박사는 중국 전염병학자들을 훈련하는 역할을 맡아왔는데, 미중 무역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자신의 자리가 9월부로 사라진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츠윅 박사와 같은 일을 했던 바오핑 추는 "누군가 그 자리를 계속 지켰다면 세계 각국 공중보건 관리들과 정부들은 훨씬 더 빨리 (코로나19에)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미국 CDC의 직원으로서 츠윅 박사는 코로나19 발병과 관련해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눈과 귀가 되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면서 몇주 더 빨리 위험을 경고할 수 있었던 이상적인 자리에 있었다고 추는 설명했다.
그러나 CDC는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서 중국 파견 전문가의 철수가 미국의 정보 수집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CDC가 더 일찍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것을 알지 못한 것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파견직의 철수는 이미 지난해 여름 이전에 결정된 일이고, 중국 질병통제기구의 기술적 역량과 훈련 프로그램의 성숙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 두 명의 중국인 직원이 중국 질병통제기구 훈련 프로그램의 멘토를 맡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CDC는 츠윅 박사가 취재에 응하도록 허락하지는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정부의 투명성에 대한 로이터의 질의에 "매우 투명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대응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와 관련국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답했다.
CDC에서 20여년 전염병 전문가로 일한 스콕 맥나브 에모리대 교수는 미국 전문가가 중국에 계속 머물렀다 해도 중국 정부의 통제로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맥나브 교수는 "중요한 것은 중국이 이(코로나19)를 더 빨리 인정했어야 했다는 것인데 중국은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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