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국채마저 위기상황…투자자들 패닉상태"
메리츠증권 "한은, 국고채 매입 등 정책수단 총동원해야"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안전자산인 국내 국채시장까지 크게 흔들리고 있어 한국은행 등 정책 당국이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경고가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008560] 연구원은 19일 "금융위기에 준하는 불안 심리가 극단적인 현금화를 이끌면서 안전자산인 국채시장도 흔들리고 있다"며 "한국은행이 '한국은행법'에 의거해 모든 카드를 내놓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 30분 현재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200%로 전 거래일보다 15bp(1bp=0.01%포인트) 급등했다.
윤 연구원은 "현재 국채 금리 상승은 비정상적 상황"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너무 크고 국내외 채권 투자자들이 패닉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선언했고 국내외 주요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금리 인하와 통화 완화에 동조했음에도 전반적인 시장금리는 고사하고 안전자산인 국채금리마저 안정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금융시장에 오로지 현금을 제외한 안전자산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당장 금융안정 정책이 나오고 있는데도 국채 금리마저 상승하는 상황은 다른 위기와 비교할 수 없는 가장 위험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 입장에서는 어제 원/달러 환율이 1,250원을 위협하면서 외환 건전성에 대한 불안도 크다"며 "그런데도 국내 안전자산인 국채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하면 '외벽'을 지키더라도 안에서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따라서 우리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강조했듯이 한은법에 의거해 모든 카드를 내놓아야 한다고 본다"며 "당장 한은이 가진 정책수단 중 국고채 직매입 같은 정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윤 연구원은 "한은은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전체 20조원 내외였던 자산 규모를 60조원까지 대폭 확대했던 경험이 있다"며 "여기에 불안한 증시와 채권시장을 안정시킬 금융안정기금, 채권안정펀드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책은 '넘친다'는 느낌을 줄 때 효과가 발휘될 수 있다"며 "당장 안전자산을 지키기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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