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공급 의무거주기간 부여…청약 예비당첨 비율 300%로 확대(종합2보)
국토부 올해 업무계획…코로나 충격 극복 지역경제 활력에도 주력
공공임대 유형 통합…'기생충' 나온 반지하도 주거환경 전수조사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국토교통부는 27일 청와대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에도 투기 수요를 억제하며 실수요자를 보호하면서 주택 시장을 안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실수요자 중심으로 청약제도를 손질하고 재개발 등 정비사업 규제도 보완한다.
국토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파로 침체한 지방 경제의 활력을 되살리는 데에도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 "올해도 집값 잡는다"…특공 당첨자에 거주의무·지역규제 정비
국토부는 올해에도 집값 안정에 매진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실수요자는 보호하되 투기는 철저히 차단한다는 원칙에 변함 없다"며 "투기 조짐이 보이면 이를 잡는 확실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국토부는 실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한 청약제도 개편 등에 착수할 예정이다.
우선 국토부는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 아닌 곳에도 특별공급 당첨자에 대해선 거주의무 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공공분양 아파트에 대해 3∼5년의 의무 거주기간이 부여돼 있고, 정부는 이를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대상 주택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작년 9월 이 내용을 뒷받침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해 현재 국회 논의 중이다.
이 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모든 분양가 상한제 주택, 즉 기존 공공택지 공공분양만 아니라 공공택지 민간분양과 민간택지의 분양가 상한제 대상 주택으로 거주 의무가 확대된다.
국토부는 여기에 더해 특별공급에 한해선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 아닌 단지에서도 의무 거주기간을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공 당첨자에 대한 의무 거주기간은 기존 수준인 3∼5년을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장애인이나 신혼부부 등 특공 당첨자는 다른 지원자에 비해 유리한 조건으로 분양받는다는 점에서 실거주 의무를 좀더 강화한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재개발 사업에서 나오는 의무 임대 물량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인수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재개발 사업을 하면 의무적으로 임대 아파트를 공급해야 하지만 이를 조합이 민간에 넘기면 의무 임대기간이 4년에 불과하고 임대료도 사업자가 재량껏 정하는 단기임대로만 쓰이게 되는 문제가 있다.
이에 의무 임대를 공공이 인수해 장기 공공임대로 운영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이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에 의해 발의돼 있으며, 국토부는 법안이 통과되도록 적극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권역별 주택시장 협의체를 정례화하고 정기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지역별 맞춤형 집값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주택가격동향조사나 소비심리지수 등 통계도 개선한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주택시장 관리 제도를 조사해 세제 및 금융 등 부동산시장 관리의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상반기 중 마련할 예정이다.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등 복잡한 지역규제 제도를 정비해 단순화하고 명확하게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국토부는 수도권과 광역시 아파트 청약 예비 당첨자 비율을 40%에서 300%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무순위 물량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예비 당첨자가 확대되면 1순위에서 계약 포기 등으로 물량이 나와도 무주택자인 예비당첨자가 다시 가져갈 확률이 높아진다.
국토부는 작년 5월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아파트 청약 예비당첨자 비율을 80%에서 500%로 대폭 확대한 바 있다.
또 국토부는 남양주와 하남, 인천 등 3기 신도시 3곳을 포함해 지구지정이 완료된 1·2차 지구 15만4천채는 올해 하반기 중 지구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입지가 우수한 일부 지구는 첫마을 시범사업으로 내년에 입주자 모집을 하고, 고양·부천 등 3차 지구 10만채는 올해 상반기 지구지정 등을 추진한다.
서울 도심의 주택공급을 확대하고자 공공이 참여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에 대해 융자 금리를 인하하고 주차장 설치 의무 등도 완화한다.
◇ "혁신 인프라 구축해 지방 일자리 거점 만든다"
국토부는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받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도 내놓았다.
국토부는 지방의 대학이나 철도 역세권 등 잠재적인 성장 거점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대규모 투자를 주도해 지역거점을 만드는 '지방도심형 기업혁신특구'를 추진한다.
대학이나 역세권 등지에 산업·주거·문화가 어우러지는 공간 플랫폼을 조성, 규제를 완화해주고 입주 기업에는 정부부처별 지원사업을 패키지로 공급함으로써 기업과 청년이 어우러지는 지역의 혁신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이곳에 국토부와 교육부 등이 추진 중인 '캠퍼스 혁신파크'와 중소기업벤처부의 '창업·스케일업 지원' 등 관련부처 협업을 강화하고 세제·금융·재정 지원 등을 집중한다.
혁신도시는 산학연 클러스터를 활성화하고 복합혁신센터 등 생활인프라를 확충해 지역의 경제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새만금은 투자진흥지구 도입과 태양광 선도사업 및 수변도시 착공을 통해 재생 에너지사업의 메카로 성장시키고, 행복도시는 바이오·메디컬 플랫폼 조성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자족기능을 강화한다.
산업단지 내 휴폐업 부지는 첨단산업과 창업지원시설, 문화·레저, 행복주택 등으로 복합 개발해 지역의 일자리 거점으로 조성하고, 도심 내 방치된 공업지역은 공기업 주도로 복합개발한다.
공공이 주도하는 도시재생혁신지구 사업에 본격 착수하고, 기존에 선정한 뉴딜사업을 통해 연내 300개 내외의 마을도서관 등 지역밀착형 생활 SOC를 공급해 거주환경을 개선한다.
스마트시티 사업의 경우 7월 세종 국가시범도시를 착공하고, 기존 도시의 스마트시티화를 위한 스마트챌린지 공모사업을 확대 추진한다.
◇ 공공임대 유형통합 시범사업…'기생충' 반지하도 전수조사
국토부는 공공임대 유형통합도 올해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공공임대는 영구임대, 국민임대, 행복주택 등 유형별로 복잡하게 구성돼 있고 유형에 따라 입주 대상자와 임대료도 각기 다르다.
이에 국토부는 공공임대를 하나로 통일하고, 임대주택 이용자의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소득에 따라 시세 대비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공공임대의 거주 기간도 통합되는데, 국토부는 현재 30년과 50년 중에서 고민 중이다.
국토부는 올해 두곳에서 공공임대 유형통합 시범사업을 벌여 1천채의 공공임대 사업 승인을 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영화 '기생충'으로 반지하 거주 가구의 열악한 거주실태가 조명됨에 따라 상반기 중 전국 반지하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반지하는 전국에 36만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전수조사 결과 상습적인 홍수피해 등을 겪는 곳에 대해선 주거 상향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반지하는 위치에 따라 거주환경이 천차만별"이라며 "일단 전국 전수조사를 해보고 나서 침수 위험에 시달리는 등 주거환경이 극도로 좋지 않은 주택 거주자에 대해 주거상향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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