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법원 "'예거마이스터' 로고, 종교 모욕 아냐"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스위스 법원은 사슴뿔 사이에 빛나는 십자가가 그려진 독일 술 '예거마이스터'의 로고가 종교 모욕이 아니라며 제품 홍보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8일(현지시간) 현지 뉴스 통신사 키스톤-SDA에 따르면 장크트갈렌의 연방 행정 법원은 예거마이스터의 로고를 술병과 의류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소송을 기각했다.
법원은 이 로고가 비록 오래된 기독교 이야기에서 유래했지만, 오늘날 일반 소비자는 해당 이미지를 예거마이스터와 더 연관 지어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이미지는 시간이 흐르면서 종교적인 의미가 약화했다"며 "(로고 사용으로) 그 누구도 불쾌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로고를 화장품이나 휴대전화 등 스위스 내 모든 홍보 활동과 제품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예거마이스터의 로고는 8세기 벨기에 출신의 성 후베르투스의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그는 종교적 의무를 소홀히 할 정도로 사냥을 무척 좋아했으나, 뿔 사이에 십자가를 지닌 사슴을 만나 하늘의 음성을 듣고는 회심, 기독교에 귀의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이에 연방 지식재산권 연구소는 예거마이스터의 로고가 일부 기독교인 소비자에게 불쾌함을 유발할 수 있다며 사용 제한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eng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