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스위스 암호장비-CIA 의혹에 중립국 위상 흔들"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스위스의 암호 장비 제조사 '크립토AG'와 미국 중앙정보국(CIA) 연계 의혹이 보도되면서 스위스의 중립국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고 영국의 BBC 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크립토 스캔들을 통해 이제 그것의 지저분한 모든 세부 사항이 알려졌다"며 "스위스의 중립성에 의문을 품지 않는 신문이나 방송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크립토 사건에서 보듯이 현실보다는 중립이라는 신화를 보려는 열망은 때때로 정직성이 매우 의심스러운 결정으로 이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위스) 정치인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의회 차원의 조사위원회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와 독일의 방송사 ZDF는 기밀인 CIA의 작전 자료를 입수, CIA가 크립토를 활용해 각국의 정보를 손쉽게 빼내 왔다고 지난 11일 폭로했다.
CIA와 서독의 정보기관인 BND는 미리 프로그램을 조작해둬 크립토의 장비를 통해 오가는 각국의 기밀 정보를 쉽게 해제하고 취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장비 판매 대금으로 수백만 달러의 거액도 챙길 수 있었다고 한다.
크립토의 고객이었던 국가는 120개국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립토는 2018년 다른 기업에 매각됐지만 현재도 10여 개 국가에서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대부분을 매입한 업체 두 곳은 어떠한 정보기관과도 현재 관련성이 없다고 부인했다.
의혹이 불거지자 스위스 당국은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지휘는 전직 연방 법원 판사인 니클라우스 오버홀처가 맡았으며 크립토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종합적인 보고서는 오는 6월까지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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