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亞, 청정에너지 전환 미흡"…韓 신규 석탄발전 상위권
미세먼지 감축 대책에도 작년 국내 발전량 중 석탄 비중 1위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석탄발전을 줄이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은 청정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유엔의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 에너지전환과 미세먼지 감축 정책을 핵심 정책과제로 삼고 석탄발전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석탄발전량이 세계 상위권에 속했고 국내 비중 역시 가장 컸다.
11일 유엔과 업계에 따르면 유엔은 최근 내놓은 '세계 경제 동향과 전망 2020'(World Economic Situation and Prospects 2020) 보고서에서 유럽, 북미의 경우 석탄화력발전을 크게 줄인 반면에 아시아 국가는 전력생산과 소비의 상당 부분을 석탄발전에 의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신규 석탄발전 추진 현황을 보면 전 세계 총합 5만1천855MW 가운데 중국이 가장 많은 3만4천737MW를 차지했고 인도 1만1천220MW, 방글라데시 2천774MW, 인도네시아 2천700MW, 호주 2천320MW, 필리핀 1천970MW, 터키 1천216MW 등이 뒤를 이었다.
상위 10개국 중 호주, 폴란드(530MW), 남아프리카공화국(395MW)을 제외한 7개국이 아시아 국가였다.
한국은 14번째로 많은 269MW로 집계됐다.
이 통계는 2018년 말∼2019년 새로 건설이 제안되거나 시작(재개)된, 혹은 신규 가동되는 석탄발전을 합하고 가동 중지하거나 은퇴한 발전소는 제외한 수치다.
보고서는 "(신규 석탄발전 건설·운영을 계속 진행하는 것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들 국가가 에너지전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면 탄소세를 높게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소세를 도입하면 액화천연가스(LNG) 등 다른 연료에 비해 석탄 가격이 크게 올라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촉진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한국은 미세먼지 주범인 노후 석탄발전소를 조기 퇴출하는 등 석탄발전을 줄이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이번 겨울에는 처음으로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 석탄발전기의 가동을 멈추거나 상한제약(발전 출력을 80%로 제한)을 하는 석탄발전 감축 대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신서천화력(1GW)과 고성하이화력1·2호기(2GW)가 올해 전력시장에 신규로 진입할 예정이고, 강릉안인화력 1·2호기(2GW)와 삼척화력 1·2호기(2GW) 등 대규모 신규 석탄발전소의 공사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11월 석탄발전량은 20만8천370GWh로 전체 발전량의 40.7%를 차지했다. 이는 원전(26.3%), LNG(24.9%), 신재생에너지(6.5%)보다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기후변화가 세계적 과제로 부상하면서 탈석탄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며 "정부는 '제3차 계획기간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과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친환경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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