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개표 끝나도 혼란…미 언론 "승자 선언할 수 없어"
AP통신 "부티지지·샌더스 초박빙에 절차상 부조리…승자 결정 못해"
NBC, 최소 77개 선거구서 오류 확인…NYT, 100곳 이상에서 자료 '문제'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개표 집계가 6일(현지시간) 밤늦게 끝났는데도 미 언론들은 누가 승자인지를 선뜻 밝히지 않고 있다.
혼돈 속에서 진행된 개표 결과에 오류가 속속 제기되는 데다 두 명의 후보가 사실상 동률을 이룰 만큼 박빙의 승부였기 때문이다.
세계 유력 뉴스통신사인 AP통신은 이날 개표 결과가 나온 뒤 "승자를 선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샐리 버즈비 AP통신 부사장은 "AP는 피트 부티지지 전 시장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아슬아슬한 차이와 이번 코커스 절차에서의 부조리 때문에 현재로선 승자를 결정할 수 없다"며 "승자에 대한 명확한 지표가 있을 때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아이오와 코커스 개표를 100% 완료한 결과 부티지지 전 시장이 26.2%를 기록, 26.1%를 얻은 샌더스 상원의원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18.0%,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5.8%,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12.3%로 각각 집계됐다.
개표 결과가 나온 것은 지난 3일 투표가 이뤄진 지 무려 사흘 만이다.
민주당이 개표 결과를 발표했음에도 AP가 승자 선언을 '보류'한 것은 이번 선거가 투표 집계 과정에서 각종 오류로 얼룩진 데다 1, 2위 주자 간 표차도 미미해 신뢰성에 상당한 의문을 가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AP는 최종 집계 결과 두 주자의 차이가 '0.09%포인트'라고 밝혔다.
AP는 "민주당이 일부 투표 결과를 정확히 작성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또 아이오와 민주당의 집계 결과표 작성 노력이 계속되자 톰 페레즈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장이 재확인(recanvass)을 요청했다는 점도 승자를 가리지 않은 근거로 제시했다.
페레즈 위원장은 이날 트윗을 통해 "이제 더는 안 된다"며 아이오와 민주당에 집계 결과 재확인 시작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아이오와 민주당은 성명을 내고 후보 중 누군가가 재확인을 요청하면 그렇게 할 수 있지만, 페레스 위원장의 요구에는 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AP는 이번 코커스 결과를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투표 결과의 재확인 또는 재검표 결과를 계속해서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NBC뉴스도 아이오와 민주당이 제공한 데이터를 자체 분석한 결과 오류와 숫자 불일치 등의 문제가 많이 드러났다며 "승자를 발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NBC에 따르면 아이오와주 1천711개 선거구 중 4.5%에 해당하는 최소 77곳에서 2차 투표로 재분배한 최종 투표수가 1차 투표 때 총 투표수와 일치하지 않는 결적적 오류가 나타났다.
존 래핀스키 NBC뉴스 선거취재부장은 아이오와 개표와 관련해 여러가지 다른 종류의 잠재적 문제를 찾아냈다며 "데이터에 일부 오류가 있는 것이 명백하다. 거의 동률인 결과에서는 가장 작은 오류라도 매우 중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아이오와 민주당이 발표한 개표 결과가 부정확성과 다른 흠결로 인해 벌집 쑤신 상태처럼 돼 버렸다고 보도했다
NYT는 기초선거구 100곳 이상에서 부정확한 자료를 제출하거나 자료 자체가 누락됐고, 후보별 대의원 수를 잘못 배정한 사례가 발생하거나 아이오와 민주당이 제시한 결과가 기초선거구에서 보고한 것과 일치하지 않는 일도 생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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