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업체 투자한 사모펀드도 원리금 상환 못해(종합)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황재하 기자 = 라임자산운용과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잇달아 펀드 환매를 연기한 데 이어 개인간거래(P2P) 대출업체에 투자한 사모펀드 여러 개도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등 사모펀드의 환매 실패 사례가 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한 70억원 규모의 '자비스 팝펀딩 홈쇼핑 벤더 5호' 사모펀드가 지난 21일 만기를 맞았으나 투자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펀드의 상환 일정을 오는 3월로 미룬 상태다.
또 하나금융투자에서 판매한 팝펀딩 투자 펀드 '코리아에셋 스마트플랫폼 3호'도 지난 26일 만기였으나 상환이 6개월 연기됐다. 이 펀드의 규모는 50억원가량이다.
이 펀드들은 개인간거래(P2P) 대출업체 '팝펀딩'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각각 자비스자산운용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190650] 헤지펀드운용본부가 펀드 운용을 맡고 있다.
팝펀딩은 홈쇼핑이나 오픈마켓 판매업체(벤더) 등에 재고 자산을 담보로 잡고 돈을 대출해줬는데, 일부 업체의 대출이 연체되면서 상환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구조로 만들어져 판매된 팝펀딩 투자 펀드가 여러 개 있으며,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앞서 판매한 11개 펀드, 하나금융투자가 판매한 2개 펀드의 경우에는 정상적으로 상환됐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앞서 잘 상환된 펀드들이 많아 펀드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환이 연기된 펀드에 대해서는 담보물 확보와 채권 보전을 위한 추심 등 자구책을 마련해 조속한 상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증권사 외 신한금융투자 등 다른 증권사들도 팝펀딩 관련 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은 다른 펀드들의 만기 상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팝펀딩의 대출 회수에 더 차질이 생길 경우 원리금 상환에 실패하는 펀드가 앞으로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팝펀딩 투자 펀드는 이 회사가 정부가 인정한 유망 핀테크 업체로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면서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관련 펀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됐다.
지난해 11월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경기도 파주에 있는 이 회사의 물류창고를 방문해 동산금융 혁신사례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 회사는 자체 물류창고에서 온라인 쇼핑과 홈쇼핑 등 판매업자의 재고를 직접 관리하면서 출고·배송 서비스를 제공한 점 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앞서 기업은행은 금융위원회의 지정대리인 제도를 이용해 팝펀딩과 함께 혁신 금융서비스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전용 동산담보 연계대출'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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