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신종코로나' 확진자 0명…'허술' 의구심도
전문가 "과민 반응할 것 아니지만 안이하게 여겨서도 안 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가 28일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武漢) 폐렴' 확진 환자가 한 명도 없다고 발표하자 인접 국가 상황에 비춰봤을 때 대응이 허술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발리·소롱·마나도 등에서 신고된 13명의 의심 환자 가운데 11명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고, 반둥 병원에 있는 2명은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우한시가 있는 중국 후베이(湖北)성을 오가는 여객기만 운항을 중단시켰을 뿐, 중국인 입국자를 제한할 계획은 없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우리는 모든 공항에서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중심으로 감시하고 있다"며 "베이징 주재 대사관을 통해 우한에 고립된 인도네시아 국민과 계속 접촉하고, 생필품 등을 공급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우한에 고립된 인도네시아인은 93명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가 우한 폐렴 감염 사례가 전혀 없다고 발표한 데 대해 안일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고 자카르타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우한발 여객기의 목적지를 보면 태국(33%), 일본(12%), 말레이시아(10%), 싱가포르(9%), 홍콩(8%)에 이어 인도네시아(7%)가 6위를 차지했다.
태국의 확진 환자는 8명, 말레이시아는 4명, 싱가포르는 5명이다. 홍콩의 확진 환자는 8명, 일본은 4명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우한 폐렴 확산을 막고자 후베이성에서 오는 중국인의 입국을 일시 금지했다.
우한에서 공부하다 최근 자카르타로 돌아온 한 인도네시아인은 "수카르노하타 공항에서 건강 상태질문서를 수거하지도 않았다"며 허술한 검역을 지적했다.
공항 보건 책임자는 "열화상 카메라로 승객을 관찰하고 있다. 승객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모든 승객의 건강 상태질문서를 수거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06년∼2010년 조류독감과 신종플루 대책위를 이끌었던 바유 크리스나무르티는 "건강 상태질문서를 제대로 적지 않는 승객을 처벌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 과민 반응할 것은 아니지만 안이하게 여겨서도 안 된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족자카르타 여행사협회도 정부가 중국에서 들어오는 관광객의 건강 상태를 엄격히 감시해달라고 요청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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