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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와 비난사이…사우디-이란 '냉온탕' 오가는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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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와 비난사이…사우디-이란 '냉온탕' 오가는 설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중동의 패권 경쟁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대화하겠다는 뜻을 비쳤다가 하룻밤 사이에 상대방을 비난하는 태도로 돌변하면서 불안한 양국 관계를 '증명'했다.
사우디 외무장관인 파이살 빈 파르한 왕자는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로이터 통신에 "사우디는 이란과 언제나 대화할 수 있다"라며 "중동 현안이 폭력을 통해서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이란도 동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파이살 왕자가 비록 '이란 스스로 행동을 바꿔야 한다는 점을 먼저 수용해야 한다'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사우디가 적대적 관계인 이란과 대화할 의지를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튿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은 이웃 나라와 기꺼이 대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중동의 이익을 위한 공동의 노력에 언제나 참여하겠다. 중동에 안정과 번영을 이루고 희망을 재건하는 모든 조처를 환영한다"라고 적었다.
자리프 장관은 이 트윗을 아랍어로 적어 전날 사우디 외무장관의 대화 제안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미국 뉴스위크는 이에 대해 "이란과 사우디가 중동의 긴장 속에서도 각자 잠재적 대화 가능성을 피력했다"라고 기대를 섞어 해석했다.


양국 사이에 돌았던 온건한 기류는 하루 만에 급랭했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담당 국무장관은 23일 미국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이 정상 국가로 대접받으려면 정상 국가처럼 행동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알주바이르 장관은 "그들은 테러조직에 미사일을 공급해서도 안 되고 다른 나라의 시설을 공격해서도 안된다"라며 "그러고 난 뒤에야 다른 나라가 그들을 이성적으로 대하길 기대하라"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중동에서 최근 고조한 긴장은 이란 탓이다"라며 "긴장 고조로 일어나는 나쁜 결과는 모두 이란의 침략적 행태가 원인이다"라고 공세를 폈다.
이 인터뷰가 보도되자 자리프 장관은 24일 트위터에 "'정상 국가'는 총영사관으로 가장한 도살장을 운영하지 않는다"라고 원색적으로 반박했다.
2018년 10월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비판적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사우디 정보 요원팀이 잔인하게 살해한 점을 비꼰 것이다.
자리프 장관은 또 "'정상 국가'는 이웃(예멘)을 공격해 인도적 위기를 조성하고 대화를 거부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대화의 전제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다"라고 되받았다.
사우디와 이란은 2015년 1월 국교가 단절됐다.
당시 사우디가 이란의 반대에도 자국 내 시아파 유력 종교 지도자를 테러 혐의로 사형에 처하자 이란 내 강경파가 테헤란과 마슈하드의 사우디 외교 공관을 공격하면서 단교해 아직 국교가 복원되지 않았다.
양국은 종파적으로 이슬람 수니파(사우디)와 시아파(이란)의 맹주이기도 하지만 중동에서 각각 친미와 반미 진영의 중심국으로서 사실상 모든 중동 현안에서 갈등 관계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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