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테라 광고에 '청정라거' 못쓰나…식약처 조사중
하이트진로 "법률검토 거쳐…여러 광고서 쓰이는 주관적 표현"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지난해 맥주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하이트진로의 맥주 '테라'가 광고에 '청정'이라는 표현을 쓰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19일 맥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제품의 캐치프레이즈인 '청정라거'가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처분 절차를 진행 중이다.
테라는 지난해 3월 호주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의 맥아를 사용한 '청정라거'를 콘셉트로 출시돼 279일 만에 1천503만 상자, 4억5천600만병이 넘게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식약처는 그러나 맥아는 전체 맥주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데, 청정 지역에서 생산된 맥아를 썼다는 이유로 '청정 라거'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주 업계에 따르면 경쟁 업체 측에서 테라의 이 홍보 문구를 두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분 결과가 나온다면 보통 시정명령이 뒤따르는 만큼 이 표현을 쓰지 못하게 될 공산이 크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정 지역에서 생산된 맥아만을 사용한 테라 맥주에 대해 이 문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사의 법률자문회사의 법률 검토 의견도 이와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청정라거'는 원료, 맛, 포장 등 제품의 특성을 종합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을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일반 추상적, 주관적 표현은 여러 광고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출시 당시 테라로 맥주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하이트진로의 목표는 3개월 만에 달성됐다. 테라는 지난해 판매 목표의 2.5배 이상 팔렸다.
하이트진로는 이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 전년 같은 기간보다 67.9%나 증가한 영업이익 492억원을 기록했다.
테라 흥행이 이어지자 까다로운 검증을 거쳐 이달부터 맥아 수급 지역을 넓히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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