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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아들이 10살때부터 쓴 글' 실은 금융잡지 편집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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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아들이 10살때부터 쓴 글' 실은 금융잡지 편집장 논란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의 한 금융전문지 편집장이 자신의 아들이 10살 때부터 쓴 산문을 장기간에 걸쳐 잡지에 실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신화통신과 관찰자망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중국 산시(山西)성 사회과학원이 관할하고 중국사회과학원 인문핵심 정기간행물로 지정된 금융 월간지 '은행가(銀行家)'의 편집장 왕쑹치(王松奇)가 이러한 '권한 남용'을 저질렀다.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당 위원회 서기를 지낸 왕 편집장은 중국 금융개혁 등을 주로 다루는 이 잡지의 문화레저란에 '부자집(父子集)'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편성하고 자신과 아들의 글을 수십편 실었다.
왕 편집장의 아들이 2006년 이 잡지에 처음 글을 실었을 때 나이는 겨우 10살로, 당시 발표한 4편의 글 제목은 '사계절의 노래', '나는 대자연이 좋다', '올겨울 첫눈', '신기한 작은 물고기 온천' 등 금융 전문지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었다.
왕 편집장은 "내 아들의 자질은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면서 "아들의 작품은 이름있는 교수들이 그 나이대에 쓰지 못한 수준"이라고 치켜세운 적도 있다.
그는 뒤늦게 논란이 커지자 "이는 우리가 잡지를 만드는 스타일이다. 해명할 것이 없다"면서 "누가 잘 쓰면 그것을 발표한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문화레저란에는 문학예술·사진·서예·시가·산문수필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글마다 다른 요구사항이 있다는 것이다.
관할부처인 산시성 사회과학원의 기관 기율위원회는 구체적인 상황을 조사 중이라면서, 잡지사를 전면적으로 정비하고 왕 편집장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처분을 하겠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의심의 여지 없이 선을 넘은 행위로, 진짜 학술적·실천적 가치가 있는 연구물의 게재공간을 빼았고, 권한을 이용해 사욕을 도모한 것"이라면서 "학술 부패"라고 지적했다.
관찰자망도 "업계의 많은 인사가 이를 비판했다"면서 "전문지인 만큼 학술적·실용적인 글을 실어야 한다. 핵심간행물의 모양새를 갖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한 연구자가 과학분야 학술논문에서 지도교수에게 아첨하고 "그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고 평화롭다…(중략)…높은 곳에서 세상을 굽어보신다"는 내용을 넣었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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