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우크라 군사원조 중단지시, 정상간 통화 90분 후 이뤄져"
백악관→국방부 이메일 등 추가문건 공개…탄핵국면 '퀴드 쿼 프로' 관련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발단이 된 지난 7월 25일 미·우크라이나 정상 간 통화가 있은 지 2시간이 채 안 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원조 보류 지시가 내려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문서 공개가 추가로 이뤄졌다.
CNN방송 등 미언론들은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7월 25일 통화한 뒤 대략 90분가량 지난 시점에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정무직 당국자들은 이미 국방부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지원을 동결하라고 지시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 당시 잠재적 대선 라이벌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와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 문제를 연계시켰다는 이른바 '퀴드 프로 쿼'(대가성 거래) 의혹은 지난 18일 하원 본회의에서 가결된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소추안의 핵심 쟁점이다.
이에 따라 이 문건 내용을 둘러싸고 향후 상원 탄핵 심판 과정에서 여야 간 첨예한 공방이 예상된다.
공개된 문건에는 마이클 더피 백악관 예산관리국 국가안보 프로그램 담당 부국장이 지난 7월 25일 국방부 관리들에게 "내가 받은 지침 및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재검토 계획의 일환으로, 추가적인 국방부 기금 관련 절차를 중단해달라"고 보낸 이메일이 포함돼 있다.
더피 부국장은 "이러한 요청의 민감한 성격을 감안, 지시 이행을 위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 국한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문건에 따르면 국방부 회계 담당자인 일레인 맥커스커는 지난 9월 5일 자 이메일에서 우크라이나원조 집행이 회계연도 내에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돼 있다.
9월11일 더피 부국장은 맥커스커에게 원조 중단 조치가 풀렸다고 알렸고, 이에 맥커스커가 이메일을 통해 원조 보류 사유가 무엇이었냐고 묻자 더피 부국장은 이 문제가 지나가게 돼 다행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다만 첫 반응 부분은 삭제된 채로 제출돼 밝혀지지 않았다.
당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의 탄핵 심판 과정에서 더피 부국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원조 보류 결정은 이미 7월 18일 부처간 회의에서 발표된 일이라며, 7월25일 통화와의 상관성을 부인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CNN은 그러나 "국방부의 원조를 중단시키기 위한 첫번재 공식적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통화한 당일 이뤄졌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우크라이나 정상 통화는 오전 9시 3분부터 9시33분 사이 이뤄졌으며, 더피 부국장의 이메일이 발송된 시점은 오전 11시4분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이번 문서 공개는 연방법원이 정보공개법의 일환으로 시민단체 공공청렴센터(Center for Public Integrity)에 해당 문건을 제출하라는 판결을 백악관 예산관리국과 국방부에 내린 데 따른 조치이다. 공공청렴센터는 삭제분이 없는 '비편집본' 확보를 위해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이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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