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스타들, 브라질 대통령 '아마존 산불' 발언 잇단 비난
디캐프리오 이어 헐크 배역 러팔로 "환경운동가 희생양 삼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이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을 비정부기구(NGO) 탓으로 돌린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하는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아마존 열대우림에 고의로 불을 지른 NGO를 후원했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한 데 이어 이번에는 마블 영화 속 헐크 배역을 연기한 미국 배우 마크 러팔로가 디캐프리오를 거들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러팔로는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환경운동가들을 아마존 산불 사태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러팔로는 "최근 브라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그의 반(反)환경 정책 때문"이라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그의 친구들은 산불로부터 아마존 열대우림을 보호하려는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디캐프리오가 국제환경단체인 세계자연기금(WWF)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아마존 열대우림에 불을 지르는 NGO들을 후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의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러자 디캐프리오는 다음 날 성명을 내 아마존 열대우림에 고의로 산불을 낸 의혹으로 브라질 사법 당국의 조사를 받는 NGO들에 기부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NGO들은 지원받을 자격이 충분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후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디캐프리오는 "자연적·문화적 자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브라질 국민을 높이 평가하며, 생태계 보호를 위해 애쓰는 NGO들과 함께 하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 사태를 NGO 탓으로 몰아간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난했다.
디캐프리오가 후원하는 환경단체인 '어스 얼라이언스'(Earth Alliance)는 지난 8월 아마존 복구를 위해 500만 달러(약 61억원)를 보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산불 사태가 절정에 달한 지난 8월부터 정부가 재정지원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려는 데 반발해 NGO들이 일부러 산불을 지르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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