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니, 우크라 압박 동조않는 대사 축출하려 거짓말 비방전"(종합)
美하원 민주당, '우크라 스캔들' 켄트 국무부 부차관보 증언 공개
"비서실장 대행이 트럼프 요청에 '우크라 원조보류' 얘기도 들어"
"펜스 부통령 측근도 '트럼프 통화' 정상적이지 않다고 느껴"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현혜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 압박에 동조하지 않은 미 대사를 축출하기 위해 "거짓말과 잘못된 정보로 가득한 캠페인에 관여했다"고 국무부 고위 관리가 증언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우크라이나 군사원조를 보류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7일(현지시간)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CNN 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촉발된 탄핵조사를 진행 중인 하원 민주당은 이날 이런 내용이 담긴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의 비공개 증언 녹취록을 공개했다.
켄트 부차관보는 지난 5월 마리 요바노비치 전 대사의 경질에 앞서 줄리아니 측이 그에 대한 비방전을 벌였다면서 "요바노비치에 대한 주장과 의혹은 근거가 없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줄리아니는 우크라이나 측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을 둘러싼 비리에 대한 수사에 나서도록 종용했으며 이에 미온적 태도를 보인 요바노비치 경질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켄트 부차관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과 2016년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 수사할 것을 말하기를 원했다고 증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7월 25일 젤렌스키와 통화에서 바이든 측 의혹을 수사할 것을 종용했고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컴퓨터 서버 해킹과 관련한 의혹도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 캠프와 교감했던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으며 해킹된 DNC 서버가 우크라이나에 숨겨져 있다는 트럼프 진영 일부의 '음모론'과 연관된다. 모두 민주당 측을 겨냥한 것이다.
켄트 부차관보는 또 줄리아니가 비선으로 외교 활동에 개입한 데 대해 "줄리아니의 시도는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의 외교 정책을 약화했다"고 평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 보류와 관련, 켄트 부차관보는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이 트럼프의 요청에 따라 지원을 보류했다는 말을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대표자로부터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우리는 이해하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자신과 이 사안에 관련된 다른 참여자들이 "큰 혼란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나 OMB 측으로부터 그 이유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그는 부연했다.
한편 7일 탄핵조사에 출석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보좌관 제니퍼 윌리엄스가 이번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시발점이 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통화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느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윌리엄스의 증언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CNN은 탄핵조사에 정통한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진술 내용을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의 외교 담당 특보인 윌리엄스는 당시 두 정상 간 통화를 직접 들었고, 그 내용을 펜스 부통령에게 보고한 인사다.
보도에 따르면 윌리엄스는 바이든 전 부통령 등에 관해 언급한 문제의 통화가 '외교적'이지 않고 '정치적'이어서 "정상적이지 않다"고 당시에 느꼈다고 탄핵조사장에서 증언했다.
윌리엄스는 또 우크라이나 원조 중단 안건에 대해 잘 몰랐다면서도, 통화 내용과 원조 중단이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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