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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마약혐의 유죄에 온두라스 대통령 위기…퇴진압력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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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마약혐의 유죄에 온두라스 대통령 위기…퇴진압력 커져
친동생이 미국서 마약 유죄평결 받은 후 대통령 퇴진 시위 이어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의 친동생이 미국에서 마약밀매 등의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으면서 대통령도 위기를 맞았다.
19일(현지시간) 온두라스에서는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틀째 이어졌다.
시위대는 온두라스 곳곳의 주요 도로를 막고 타이어 등을 태우며 격렬하게 시위를 벌였고 혼란을 틈탄 상점 약탈 등도 이어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번 시위는 전날 미국 법원에서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친동생인 후안 안토니오 에르난데스가 마약 밀매와 불법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으면서 불붙었다.
단순히 마약사범의 형이기 때문이 아니라, 에르난데스 대통령 역시 공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미국 검찰은 에르난데스 대통령을 기소하지는 않았지만, 그를 '공모자'로 명시했고, '국가가 후원하는 마약밀매'였다고 주장했다.
재판 과정에선 수감 중인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을 비롯한 마약업자들이 동생을 통해 에르난데스 대통령에게 뇌물을 줬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의혹 제기 초기부터 줄곧 혐의를 강력히 부인해 왔다.
그는 자신이 부패 척결과 마약조직 소탕에 힘써 왔으며, 미국에 수감 중인 마약업자들이 형량을 줄이고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해 거짓 증언을 한다고 주장했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부인에도 야당 등 반대 세력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세를 강화했다.
평결 이후 야당인 자유당의 루이스 셀라야 대표는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퇴진과 과도정부 구성을 제안했다.
셀라야 대표는 "대통령이 마약밀매에 연루됐다는 것은 더 의상 의혹 수준이 아니다"라며 "그는 기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2013년 대선에서 승리해 이듬해 임기를 시작한 후 재선에도 성공해 지난해부터 두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임기를 절반 이상 남겨둔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미국 전직 관료는 로이터통신에 "에르난데스 대통령도, 그리고 온두라스 많은 국민도 미국의 지지 없이는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끝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콜린 호이 온두라스 주재 미국 대리대사와 함께 군 행사에 참석해 마약밀매와 범죄조직을 척결하기 위한 양국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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