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막아 미안하지만 비상사태"…유럽 곳곳서 기후변화 시위
'2025년 탄소 제로' 주장하는 '멸종저항' 활동가들 시위
베를린·런던·암스테르담·마드리드 등에서 도로 점거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유럽의 주요 도시에서 7일(현지시간) 환경 운동가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요구하며 도로 등에 대한 점거 시위를 벌였다.
베를린과 런던, 암스테르담, 마드리드 등의 도시에서 열린 점거 시위에서 수백 명의 활동가가 경찰에 체포되는 등 도심이 한바탕 소란스러웠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시위는 기후변화 방지 운동단체인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XR)이 이끌었다.
집회에서는 다양한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한 다양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지난 주말 연방총리실 앞을 점거해 캠프를 차린 활동가들은 이른 아침부터 인근 전승기념탑 주변 도로를 점거했다.
1천 명의 활동가들은 지금이라도 기후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인류가 멸종할 것이라는 주장을 상징화하기 위해 거리에 쓰러지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이들은 당분간 총리실 앞의 캠프를 거점으로 삼아 주요 거리를 점거해 소란을 일으켜 시위의 취지를 알려갈 방침이다.
'멸종저항'은 2025년까지 순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하기위한 정책을 각국 정부에 요구해왔다.
런던의 시위대는 웨스트민스터 다리, 램버스 다리, 트래펄가 광장, 정부 주요 관공서 주변에서 집회를 열었다.
시위대는 도로에 텐트를 설치하고 차량을 세워두었다. 트래펄가 광장에는 '우리의 미래'라고 적힌 관을 실은 영구차도 등장했다.
'멸종저항'은 지난 4월 기후변화에 대한 진실 공개, 시민의회 구성 등을 요구하면서 런던에서 11일간 대규모 시위를 진행했다.
당시 런던 시내 주요 명소와 도로, 기차역 등을 점거하면서 큰 혼란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1천명 이상이 체포됐다.
이날 시위에서도 오후까지 276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암스테르담에서도 시위대는 레이크스미술관 앞 도로를 막고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길을 막아 미안하다. 그러나 지금은 비상사태다"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출동하자 시위대는 팔짱을 끼고 도로에 누워 저항했다.
암스테르담에서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는 100명 이상이었다.
마드리드에서도 시위대는 출근 시간대에 주요 도로를 점거했다. 수백명은 환경부 앞에 텐트 등으로 캠프를 차렸다. 마드리드에서도 33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멸종저항'은 앞으로 2주간 전 세계적으로 60개의 도시에서 2025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를 요구하며 비폭력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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