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美-우크라이나 정상 통화서 트럼프 비방할 내용 없어"
'우크라 의혹' 관련 질문에 트럼프 두둔…"나와 트럼프 대화 공개도 반대않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의혹'으로 곤경에 빠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두둔하고 나섰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포럼 '러시아 에너지 주간'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나는 (미-우크라 정상 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방할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이전 행정부 직원들의 가능한 부정 거래를 조사해 달라고 동료(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요청했을 뿐이다. 모든 국가 정상이라면 원칙적으로 그렇게 행동해야만 한다"면서 "미국인들은 이전 행정부 직원들에 의한 비리가 있었는지를 알 권리가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적들은 모든 계기를 그에 대한 공격에 이용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우크라이나 상황이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도 공개되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그곳(미국)에서 나와 트럼프 대통령의 헬싱키 회담에 대해 또 다른 스캔들을 만들려고 시도했을 때 우리는 미 행정부에 '만일 누군가가 무언가를 알길 원하면 공개하라. 우리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면서 "거기(대화)엔 트럼프 대통령을 비방할 어떤 거리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공개되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면서 미국 상황에 아쉬움을 표했다.
푸틴은 "나의 이전 삶은(정보기관 근무 경력은) 내게 모든 내 대화가 공개될 수 있음을 가르쳤다. 그래서 나는 항상 이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가 공개돼도 문제 될 게 없음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첫 공식회담을 했고, 이후 올해 5월 초와 7월 말 두 차례에 걸쳐 전화 통화를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미국 민주당의 대선 주자 중 선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의 비리 의혹을 조사해 달라는 외압을 행사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트럼프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016년 초 자기 아들이 소속된 가스 회사를 수사하던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을 해임하지 않으면 1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대출 보증을 보류하겠다고 우크라이나 측을 위협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하라고 젤렌스키에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당 압력 논란이 확산하면서 미 민주당은 하원 차원의 대통령 탄핵 조사에 돌입했고, 트럼프는 젤렌스키와의 통화 녹취록을 전격 공개하는 등 반박에 나섰다.
미국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지난달 29일 NBC와 ABC 방송 등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의혹에 대해 논평하며 미-우크라 정상 통화 외에 미-러 정상 통화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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