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카고 시장 "함부로 '시카고' 들먹이지 말라"
테드 크루즈 연방상원의원 총기규제 무용론 트윗에 일침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이 시카고 시의 만성적 총기 폭력 실태를 민주당 실정(失政)의 결과로 지적하며 총기 규제법을 '무용지물'로 비난하자, 시카고 시장이 "시카고를 함부로 들먹이지 말라"며 반격하고 나섰다.
총기 폭력 도시란 오명을 쓰고 있는 미국 3대 도시 시카고의 로리 라이트풋(57·민주) 시장과 최근 잇단 총기 난사 사건을 겪은 텍사스 주 테드 크루즈 연방상원의원(48·공화) 간의 날선 공방은 크루즈 의원의 트윗에서 비롯됐다.
크루즈 의원은 지난 2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을 통해 노동절 연휴 시카고에서 40여 명이 총에 맞아 7명이 숨진 사실을 전하면서 "(민주당이 요구하는) 총기 규제는 소용 없다. 시카고를 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을 무장해제 시키는 것이 답은 아니다. 폭력범들이 더 폭력적인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그들을 잡아들이고,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살인율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2016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에 출마했던 크루즈 의원은 대표적인 총기 규제 반대론자다. 그는 일련의 대형 총기 사건과 관련,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 커지자 보수매체 브레이트바트가 시카고 총기 실태의 근본 원인을 민주당에 돌린 보도를 리트윗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자 라이트풋 시장은 "시카고에서 수거된 불법 무기의 60%가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 주 밖에서 유입된 것이다. 대부분 당신들처럼 상식적 수준의 총기규제 법안에 반대하는 겁쟁이 공화당원들이 통치하는 곳"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라이트풋 시장이 첨부한 그래프를 보면 공화당 텃밭인 인디애나 주가 시카고로 유입된 불법 총기 원천지의 2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외 미시시피(5.1%), 위스콘신(4%), 오하이오(2.9%), 켄터키(2.5%), 조지아(2.3%), 테네시(2.2%), 앨러배마(1.9%), 텍사스(1.8%) 등이다.
시카고는 미 전역에서 가장 강력한 총기 규제를 갖고 있는 도시 중 하나다.
시카고 트리뷴은 "시카고 총기 폭력 실태는 공화계 정치인들이 민주당을 공격하고, 총기 규제안을 거부하는데 종종 이용된다"고 전했다.
라이트풋 시장은 "크루즈 의원과 공화당원들이 상식적 총기 규제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고통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살기 바라는 총기 폭력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곳곳에서 총기를 이용한 대량 살상 사건이 그치지 않는 것과 관련,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조회 강화 및 연방 차원의 총기 개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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