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극우 패라지의 경고…"EU 탈퇴협정 밀어붙이면 보수당과 경쟁"
"EU와 깨끗이 결별하면 총선서 협력 가능" 의사 밝혀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의 대표 극우 정치인인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가 보리슨 존슨 총리에게 브렉시트(Brexit) 완수를 주문했다.
깨끗하게 유럽연합(EU)과 결별한다면 브렉시트당은 다음 총선에서 보수당과 협력할 수 있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고 기존 EU 탈퇴협정을 밑어붙인다면 모든 지역구에서 보수당과 경쟁하겠다고 경고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패라지는 이날 런던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패라지 대표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탈퇴를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친분을 갖고 있는 패라지 대표를 '헛소리를 하는 극우정치인' 정도로 취급하지만, 지지자들은 그가 국민투표 승리에 공헌했다며 신뢰하고 있다.
패라지 대표는 올해 가을 조기 총선이 열릴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만약 존슨 총리가 EU와 깨끗이 결별한다면 브렉시트 지지 유권자들의 표가 나뉘지 않도록 브렉시트당이 존슨 총리의 보수당과 선거 협정을 맺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패라지 대표는 "우리는 항상 당보다는 나라를 우선해왔다"면서 브렉시트가 단행되면 선거에서 보수당과 일종의 '불가침 협정'(non-aggression pact)을 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브렉시트와 관련해 존슨 총리를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당시 테리사 메이 총리가 EU 측과 맺은 브렉시트 합의안, 그중 EU 탈퇴협정은 논란이 되고 있는 '안전장치'(backstop)를 제외하더라도 '역사상 최악의 합의'(worst deal in history)라고 비판했다.
패라지 대표는 존슨 총리가 이같은 EU 탈퇴협정을 일부 수정한 뒤 다시 의회 통과를 추진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EU 탈퇴협정은 브렉시트가 아니다. 탈퇴협정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EU 탈퇴를 찬성했던) 1천740만명에 대한 배신이다"라며 "만약 탈퇴협정을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차기 총선에서) 모든 의석을 놓고 (보수당과) 다툴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6년 국민투표에서 전체의 52%인 1천740만명은 EU 탈퇴에, 48%인 1천610만명은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
앞서 지난 5월 열린 유럽의회 선거에서 보수당 정부가 브렉시트를 완수하지 못한데 실망한 지지층이 옮겨가면서 신생 브렉시트당이 1위로 돌풍을 몰고 온 반면 보수당은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치는 수모를 겪었다.
다만 존슨 총리 취임 이후 '노 딜'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지난주 한 여론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이 제1야당인 노동당보다 14%포인트 높게 나타나는 등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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