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플레 우려…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 마이너스 전환(종합)
7월 PPI 상승률 -0.3%…미중 갈등 속 대내외 수요감소 영향 분석
소비자물가는 되려 '들썩'…과일 39%·돈육 27% 상승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중 갈등 심화에 따라 중국의 경기 둔화 속도가 더욱더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가운데 7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반대로 과일과 돼지고기 값이 급등하는 등 식품을 중심으로 소비자 물가가 들썩이면서 민생 안정을 위한 중국 정부의 고심은 한층 깊어지게 됐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7월 PPI는 작년 같은 달보다 0.3% 낮아졌다.
7월 상승률은 전달의 0.0%와 시장 예상치인 -0.1%에 모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중국의 월별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2016년 8월 이후 근 3년 만에 처음이다.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것은 통상 디플레이션의 전조로 해석된다.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PPI는 제조업 활력과 관련된 경기 선행 지표 중 하나다.
중국의 PPI 상승률은 작년 중반까지 줄곧 4%대 이상을 유지했다. 그러나 작년 7월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발발하고 나서부터는 대체로 하향 곡선을 그려나가다가 이번에 끝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중국의 PPI 부진은 미중 갈등 장기화에 따른 중국 안팎의 수요 부진 현상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PPI 근 3년 만에 떨어진 것은 국내와 해외 수요 감소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운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미국이 통상, 외교, 군사, 인권 등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갈등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초부터 중국 정부가 2조1천500억 위안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2조 위안 규모의 감세로 경기 둔화에 대응하고 있지만 올해 1분기와 2분기 경제성장률은 각각 6.4%와 6.2%를 기록하면서 하향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중국이 분기별 경제성장률 통계를 발표한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나온 중국의 여러 경제 지표들도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7월 49.7로 집계돼 3개월 연속 경기 위축을 가리키는 50 밑에서 머물렀다.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레이몬드 영은 블룸버그 통신에 "부정적인 PPI는 산업 침체 속에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새롭게 키우고 있다"며 "중국이 금리를 하향해야 할 압력이 여전히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반 국민이 체감하는 소비자 물가는 전체적으로는 중국 정부의 관리 목표 범위 내에 있지만 식품류를 중심으로 한 장바구니 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같은 달보다 2.8% 올랐다. 7월 상승률은 전달의 2.7%보다 0.1%포인트 오른 것으로서 작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식품류 가격이 9.1% 올라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끈 가운데 최근 지속적인 가격 상승세를 보인 과일(39.1%), 돼지고기(27.0%), 양고기(10.9%)의 오름폭이 컸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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