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인니 대통령, 한반도 3배 규모 숲 영구개발금지 선언
인니 6천600만㏊의 천연림·이탄지 신규 개발허가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한반도 3배 규모의 숲에 대해 영구적으로 개발금지를 선언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전국 6천600만㏊의 천연림과 이탄지(泥炭地·peatland)에 대해 영구 모라토리엄(Moratorium·활동중단)을 지시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현지 언론이 9일 보도했다. 한반도 전체 면적은 약 2천230만㏊이다.
조코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장관과 주지사, 기타 관리들은 모라토리엄이 선언된 구역에서 개발 허가증을 새로 내줄 수 없다.
인도네시아의 산림은 1억2천만㏊로 남한 면적의 12배에 이르고 나무 성장 속도가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하지만 무분별한 천연림 벌채와 팜 농장 조성을 위한 이탄지 변형이 계속되면서 '환경파괴' 비판을 받았다.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1년에 천연림 벌채허가권을 신규로 내주지 않겠다고, 작년에는 이탄지 개발 허가권을 신규로 내주지 않겠다고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이를 3년마다 갱신하도록 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번에 이러한 선언을 갱신할 필요 없이 '영구적'으로 못 박은 것이다.
임학과를 졸업하고 과거에 목재상을 했던 조코위 대통령은 산림 보존을 위한 정책에 신경 쓰고 있다.
이달 들어 이탄지 등에서 발생한 산불 연무(煙霧)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이웃 국가에 심각한 피해를 주자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6일 "산불을 신속히 진압하라. 그렇지 않으면 군과 경찰 책임자의 옷을 벗기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탄지는 나뭇가지, 잎 등 식물 잔해가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퇴적된 유기물 토지를 말한다.
농민들이 팜 농장 등을 만들려고 이탄지에 배수로를 만들어 물기를 빼고, 건조된 땅에 불을 붙이면 유기물이 타면서 몇 달씩 연무를 뿜어낸다.
현재 수마트라와 칼리만탄의 6개 주가 산불에 따른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고, 연무 피해를 보는 지역 주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부 단축 수업을 하는 학교도 있다.
조코위 대통령이 신규 산림개발을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선언을 했지만, 그린피스 등 국제환경단체들은 규제의 허점이 많고 처벌이 약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당초 모라토리엄이 선언됐던 구역에서 그동안 160만㏊에 대해 팜 농장, 벌목, 채굴 허가가 이뤄진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