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동차' 오명 1년…BMW "모든 화재가 EGR 문제는 아니다"
오토살롱 행사서 "EGR 요인 외 화재 대부분은 외부요인 탓…임의수리 화재 늘어" 주장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잇따른 화재로 '불자동차' 오명을 쓴 지 1년. BWM가 모든 차량 화재가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문제 때문은 아니고 운전자 잘못도 적지 않다는 점을 은근슬쩍 부각시키려는 듯 보인다.
BMW그룹 코리아는 8일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 제1회 BMW 오토 살롱을 개최하고 5년간 발생한 BWM 화재 사고 원인을 자체 분석한 결과 EGR 요인과 원인불명 사례 외에는 대부분 외부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고 밝혔다.
오토살롱은 자동차 문화, 브랜드 이슈, 미래 기술과 함께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소규모 미디어 행사라고 BMW는 설명했다. 첫 행사 주제로 자동차 화재 대처방법과 화재 예방을 위한 차량 관리 요령 등을 선정했다.
BMW는 행사 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EGR 요인과 원인불명을 제외한 화재 대부분이 전손(전부 손상) 차량의 임의 개조, 외부 수리, 엔진 튜닝, 외부 장착물, 부주의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한 화재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폐차해야 할 전손 차량을 임의로 개조 수리해 되살린 '전손부활'과 불법 개조, 리콜 거부 등 행태가 화재의 주요 요인으로 앞세운 것이다.
BMW는 6월 판교 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일어난 7시리즈 차량 화재는 전손부활 차량 사례에 해당한다고 사례도 제시했다.
BMW는 전손부활을 포함한 차량 임의수리로 인한 화재는 2015년 이후 2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달 대전-당진간 고속도로의 525d 차량 화재 사고는 2016년 9월 이후 자차보험 미가입 상태이고 소유자 변경 이력이 2회 있는 차량으로, 회사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EGR 리콜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BMW가 공개한 비율은 외부기기 잘못 설치가 50%, 미승인 외부업체 이용이나 불법 엔진 개조 등이 28%, 차량관리 부족 17%, 가연성 제품 발화 등 기타가 5%다.
외부기기 잘못 설치는 블랙박스를 달려고 비인증 추가 배터리를 설치하는 과정에 배선 작업을 잘못한 경우 등이다.
지난해 사태 초반에도 BMW는 한국에서만 화재가 발생하는 배경에 한국의 특수상황이 있다는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BMW 본사 대변인이 중국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운전 습관과 교통 상황 등이 화재의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해 강한 반발을 샀다.
BMW는 이날 발표에서 전체 화재 건수나 EGR 외 요인의 비율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BMW는 최근 화재 사고에 적극 대응하는 분위기다.
BMW는 7일 발생한 둔촌사거리 X6 화재 사고와 관련해 바로 다음날 자료를 내고 대상 차량은 2009년식으로 리콜 미 대상 차량이며 2017년 3월 이후 소모품 관리 이력이 없어서 노후차 관리 미숙이 원인일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BMW 관계자는 "이날 행사는 캐주얼한 자리였으며, 모든 화재가 EGR 요인 때문이라는 오해가 있을 수 있어서 그렇지 않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BMW 화재 케이스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말 민·관 합동조사단은 BMW가 2015년부터 결함을 인지하고도 은폐·축소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경찰은 BMW 독일 본사 하랄트 크뤼거 회장과 요한 에벤비클러 품질관리부사장, BMW코리아 김효준 회장과 임원·실무자 등 총 18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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