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무기화…위안환율 오를 때 미국주가 떨어졌다
실시간 동조화…달러대비 위안 환율 오르면 S&P500 하락
트럼프 공격할수록 강달러…"추가관세 땐 달러당 7.3∼7.5위안"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무역전쟁에서 무기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미국 내에서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에 미국 주가지수가 동조된 것과 같은 현상이 빚어져 귀추가 주목된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중국의 위안화 환율이 달러 대비 7위안 선을 넘는 '포치'(破七) 이후 미국의 주가는 위안화 가치 등락에 실시간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상승하면 하락하고 하락하면 상승하는 방식으로 움직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의 관세 타격을 줄이고 수출경쟁력을 높이려고 위안 가치 하락을 방관하는 보복을 가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CNBC는 시장에서 이 같은 전제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연동되는 메커니즘이 빚어지고 있다고 관측했다.
위안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이 관세타격 완화를 위해 하락을 방치하는 것이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해 무역전쟁이 장기화하고 글로벌 경제가 더 큰 타격을 받는다는 논리가 시장에서 통용되는 것이다.
투자은행 JP모건의 아담 크리사풀리 이사는 "시장이 극도로 초조하다"며 "S&P500 지수가 펀더멘털과 관련된 뉴스가 없었는데도 수 시간 만에 몇 퍼센트씩이나 움직였다"고 진단했다.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3천억 달러 규모에 관세 10%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자 중국의 위안화 환율은 5일 11년 만에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섰다.
중국은 추가관세 경고에 따라 자연스럽게 위안 가치가 떨어진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다른 해석도 힘을 얻고 있다.
그간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져 오던 달러당 7위안 선을 방어하던 중국 당국이 의도적으로 환율이 7위안 선을 넘도록 놔두면서 무역전쟁에서 위안화 환율을 무기화할 의도를 공식화했다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 증시 공격을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현재 미국 증시의 가장 큰 변수는 달러 대비 위안화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매크로 리스크 어드바이저스(MRA)의 파생상품·계량분석 전략가 맥스웰 그리나코프는 환율이 시장 변동성에 가장 큰 동력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역외시장 위안화 환율과 미국 금융가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의 상관관계가 3개월 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이 설정하는 위안화 고시환율도 전날 달러당 6.9996위안에서 달러당 7.0039위안으로 오르며 7위안 선을 돌파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중국 제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하면 향후 계속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최고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위안화 환율은 달러 대비 7.5위안 선을 넘어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할 경우에는 연말까지 위안화 환율이 달러 대비 7.3위안에 도달할 수 있다고 BofA-ML은 전망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금융그룹 DBS의 타이무르 바이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위협적인 언사를 할수록 이는 위안화와 다른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경쟁적 이점을 주기 위해 수류탄을 더 던질수록 리스크가 커져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미국과 미국 국채로 유입돼 달러 가치가 더욱 올라간다"며 "이것이 아이러니"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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