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에르도안 "시리아 대테러 작전 곧 다른 국면 진입할 것"
"필요하면 강압적 외교수단이나 현실정치 동원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유프라테스강을 넘어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에서 군사작전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에서 재외공관장 회의를 주재하고 "유프라테스 방패 작전과 올리브 가지 작전으로 시작한 시리아 북부의 대테러 작전이 곧 다른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프라테스 방패'는 2016년 8월 터키군이 시리아 국경을 넘어 알밥·다비끄·자라불스 등을 점령한 작전을 말하며, '올리브 가지'는 지난해 3월 시리아의 쿠르드족 도시 아프린을 점령한 작전을 뜻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시리아 내에서 터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대화와 소프트 파워는 물론 강압적인 외교 수단이나 현실 정치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은 이날 미국과 터키의 군사 관계자들이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와 터키 국경 사이에 안전지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양측 군사 관계자들은 전날에 이어 앙카라에서 만나 시리아 안전지대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논의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양측은 전날까지 안전지대의 폭과 관리 주체 등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시리아 안전지대 설치안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처음 제안한 것으로 터키도 원칙적으로 이에 동의했다.
그러나 터키는 미국과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시리아 국경을 넘어 유프라테스강 동쪽의 쿠르드 민병대(YPG)를 격퇴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2011년 시리아 내전 이후 정부군이 수도 방어를 위해 북동부를 비운 사이 쿠르드족은 민병대를 조직해 사실상 자치를 누려왔다.
이후 쿠르드 민병대는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참여해 미국의 동맹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터키는 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로 보고 격퇴해야 할 테러 집단으로 여기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미국이 터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YPG 격퇴전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그는 지난 4일에도 "우리는 이미 아프린과 자라불스, 알밥에 진입했다"며 "이제 유프라테스 동쪽에 진입할 것"이라며 미국을 압박했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