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앞두고 "中, '기다리면 더 유리한 합의' 생각"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중국 상하이에서 30~31일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이 이렇다 할 진전이 없이 끝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미중 협상의 '더딘 진전'에는 중국의 '기다리기' 새 전략이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 전문가들과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은 31일 중국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양보를 서두르지 않음으로써 더 좋은 조건을 얻어낼 수 있으며 기다리는 것이 자신들에게 더 유리한 합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 미측 대표단과 류허(劉鶴) 부총리를 포함한 중국 대표단은 지난 5월 이후 두달여만에 상하이에서 협상을 재개했다.
그러나 눈에 띄는 진전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다만 오는 9월 미국에서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져 대화 모멘텀은 계속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양측이 "솔직하고 효율적이며 건설적 교류를 진행했다"면서 중국은 자국 내 수요에 따라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늘리고 미국 측은 구매를 위한 좋은 조건을 창출해야 한다는 점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중국 전문가들과 소식통들은 관세 폭탄을 주고받은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의 성장둔화를 가중시켰지만, 중국 정책 결정자들은 경제가 바닥을 쳤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반면 무역전쟁이 지속되면 미국이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의 대미 관세가 미 소비자와 농가들에 고통을 주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WSJ은 최근 몇 달 간 중국 이코노미스트들과 전문가들이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시 중국 경제가 버틸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지방을 순회하고 관련 자료 검토 작업을 벌였으며, 미국 기업들이 중국으로부터 '서플라인 체인'을 옮기는 데 따른 잠재적인 충격이 이들이 검토한 주요 이슈 중의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WSJ은 중국의 기다리기 전략은 지난해 급격한 경기둔화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관리들을 불안하게 만들어 그들을 협상장으로 이끈 것과 대비된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의 '기다리기' 전략을 염두에 둔 듯한 언급을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그들은 '졸린 조'(조 바이든 전 부통령)처럼 민주당의 융통성 없는 사람 중 한 명이 당선되는지 지켜보기 위해 아마 우리의 (내년) 대선을 기다릴 것"이라며 "기다리기의 문제점은 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그들이 얻는 합의가 현재 협상보다 훨씬 더 가혹하거나 아예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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