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시위 과격화에 '외부 배후설'…"서방세력 검은손 떼라"(종합)
인민일보·CCTV, 위법행위 엄벌 촉구…"일국양제 마지노선 깨려 해"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홍콩 일부 시위대가 홍콩 주재 중국 연락판공실에 걸린 국가 휘장을 훼손하는 등 과격 양상을 보이는 데 대해 중국이 외부 세력 배후설을 제기하며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들이 '검은 손'을 조속히 거둬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홍콩 시위대의 국가 휘장 훼손 등 행위에 대해 극단주의적 폭력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화 대변인은 미국 국무원이 홍콩 시위대의 집회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이번 사건은 집회와 언론의 자유 문제가 아니라 극단주의적 폭력 행위 문제"라며 "이는 홍콩 법치의 근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고, 중국 기본법과 홍콩 법률을 위반한 행위"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시위대의 위법 행위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마지노선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중국 중앙정부는 홍콩 정부와 경찰의 법에 따른 처리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화 대변인은 또 미국의 홍콩 시위에 대한 태도에 강력한 불만을 드러냈다.
화 대변인은 "홍콩은 명백히 중국의 홍콩이고, 중국은 절대로 외부 세력이 홍콩 사무에 개입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면서 "또 어떠한 외부 세력이 홍콩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미국이 그들이 홍콩에 뻗은 검은 손을 조속히 거둬들일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화 대변인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영국에 대해서도 영국 식민지 시기를 거론하며 홍콩은 반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자치와 권리,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홍콩 시위대의 폭력 행위에 대해 중국 정부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1면 논평(論評)을 통해 홍콩 시위대의 위법행위를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일부 소수의 홍콩 시위대가 국가 휘장에 오물을 투척하고, 시설을 파손한 것은 명백한 위법행위"라면서 "위법행위자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문은 국가 휘장을 훼손한 시위대를 '폭도'로 지칭하면서 "이들이 평화 시위를 방패 삼아 법치의 마지노선을 공공연히 깨뜨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일부 극렬한 시위대는 홍콩 경찰의 방범 라인을 침범하고, 경찰 본부를 둘러싸고 위협하는 등 위법행위를 서슴없이 저질렀다"며 "이는 일국양제 원칙의 마지노선을 저촉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치는 홍콩의 장기적인 번영과 안정의 중요한 초석"이라며 "생명과도 같이 홍콩 번영과 안정에 귀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영 중앙(CC)TV도 이날 아침 뉴스에서 홍콩 시위대의 폭력성을 강조하며 홍콩 시민들도 시위대의 폭력에 반대한다고 보도했다.
CCTV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홍콩 대표와 홍콩 시민들의 인터뷰를 소개하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폭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방송은 또 논평을 통해 "중앙정부의 권위를 훼손하는 행위는 일국양제에 대한 도전"이라며 "불법 시위를 하는 시위대에 대해서는 엄벌을 통해 홍콩 법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관영 매체들은 홍콩 시위대의 폭력행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는 것과 달리 홍콩 위안랑(元朗) 전철역에서 흰옷을 입은 100여 명의 건장한 남성들이 쇠막대기와 각목 등으로 송환법 반대 시위 참여자들과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한 백색테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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