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피해 사진을 담뱃갑 경고 그림에…佛남성 반발
다리 잃은 하체 모습 사용돼…"동의한 적 없어" 법적 대응 준비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과거 총격 사건으로 왼쪽 다리가 절단된 프랑스 남성이 유럽연합(EU) 전역에 판매되는 담뱃갑에 동의도 없이 자신의 다리 모습 사진이 사용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 동부 메츠에 사는 60세 남성은 "흡연이 동맥을 막는다"는 메시지와 함께 담뱃갑에 붙은 사진이 자신의 다리 사진이라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BBC 방송과 가디언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연은 해당 남성의 아들이 지난해 룩셈부르크에서 담뱃갑을 사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아들은 담뱃갑 경고 사진 속 다리가 화상과 흉터를 가진 아버지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이를 가족에게 알렸다.
남성의 가족은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진을 보고) 가족 모두가 믿지 못했다"며 당황스러워했다.
이 남성은 자신의 사진이 담뱃갑 경고 배경으로 사용되는 것에 결코 동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사진의 경우 어떤 종류의 보행 기구를 이용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려고 과거 방문했던 지역병원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남성은 1997년 알바니아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다리를 잃은 뒤 20년 넘게 목발을 이용해 생활하고 있다.
법률대리인인 앙투안 피탄테 변호사는 "사진의 주인공이 나의 고객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의뢰인은 담뱃갑에 담긴 사진을 보고 자존감에 상처를 입었고 배신감도 느꼈다"고 지적했다.
피탄테 변호사는 다리 사진을 찍은 지역병원에 어떻게 사진이 사용됐는지를 묻는 편지도 보냈다고 밝혔다.
담뱃값 경고 사진을 관리하는 유럽위원회(EC)는 시중에서 사용되는 42개의 사진과 관련해 당사자들이 모두 사용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를 제기한 남성이 사진 속 주인공과 비슷할 뿐이며 우연의 일치라고 강조했다.
2014년 EU가 정한 법에 따르면 EU 회원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담배 제품은 건강 문제에 대한 경고문을 담아야 한다. 담뱃갑 포장의 65%를 경고문구와 흡연의 폐해를 보여주는 사진 등으로 채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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