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게 최고"…유럽 국채금리 사상 최저 속출
독일 -0.398%·프랑스 -0.12%…벨기에도 첫 마이너스 추락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경기둔화 우려로 안전한 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심리가 확산되고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유럽 장기국채 금리가 급락(국채값 상승)하고 있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유럽의 대표적 안전자산인 10년 만기 독일 국채의 금리가 -0.398%까지 떨어졌고 프랑스 국채 10년물도 -0.12%까지 하락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벨기에 국채 10년물의 금리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국채의 10년물 금리도 1.67%로 14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이날 국채금리의 집단 하락은 유럽중앙은행(ECB) 내부에서 완화정책 신호가 나온 뒤 발생했다.
ECB의 매파로 분류되는 클라스 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조차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상승이 부진하다며 단호한 행동을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차기 ECB 총재로 내정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유로존 경기부양을 위해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금리 하락의 요인으로 주목되고 있다.
CNBC방송은 "불확실성이 크고 시장여건이 어려운 시대에 투자자들이 자금을 상대적으로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자산에서 금이나 국채와 같은 안전한 자산으로 옮기는 경향이 있다"고 해설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경기둔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글로벌 통상마찰을 둘러싼 불안이 이 같은 움직임에서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유로존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는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에어버스에 대한 EU의 보조금 지급을 문제로 삼아 40억 달러 규모의 EU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를 경고하면서 악화하고 있다.
유럽 주요국의 국채금리가 일단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내려앉았으나 아직 더 내려갈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금융시장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존 히긴스는 ECB가 오는 9월 예치금 금리를 -0.5%까지 0.1%포인트 인하하고 10월에는 채권 매입을 통한 통화량 확대를 발표할 것으로 내다봤다.
히긴스는 "투자자들이 아직 (ECB의) 회사채와 국채 매입 규모를 반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독일 국채 10년물의 금리가 연말에 -0.5% 수준까지 떨어지고 다른 유로존 국채도 비슷한 규모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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