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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나는 고서에서 보물 같은 이야기 찾아냅니다"
웹툰 작가 장수찬 고서수집기 '보물탐뎡' 출간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사람들은 고서에서 먼지 냄새가 난다고 하는데 저는 고운 향기가 납니다. 고서의 좋은 향기를 더 많은 사람과 맡고 싶습니다."
오래된 문서와 책, 고서(古書)에 관한 특이한 책이 한권 나왔다.
고서수집가 장수찬(41) 씨가 펴낸 '보물탐뎡'에는 '어느 고서수집가의 비밀노트'라는 부제처럼 저자의 고서수집 기록, 옛 문서와 책에 숨겨진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선조들이 남긴 보물인 고문서에서 저자가 연대, 저자, 내용에 대한 단서를 추적해 숨은 가치를 탐정처럼 찾아낸 여정을 실었다.
책 디자인도 책등을 드러내 고서를 연상케 하는 '누드 사철 제본' 방식을 택했다.
장 씨는 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고서에서는 옛사람들, 특히 평민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어 재미있다"며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에 들어가지 않은 민초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기계발서나 재테크 관련 책을 많이 보는 요즘 사람들은 고서를 고리타분하게 느끼겠지만, 낡고 버려진 고문서를 되살리고 그 속에서 찾아낸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자는 온라인에 역사 웹툰을 연재하고, 이를 책으로도 펴낸 웹툰 작가이기도 하다.
윤승운 화백의 역사 학습만화 '맹꽁이 서당'을 읽고 자랐다는 그는 오래전부터 옛것에 관심이 많았다.
아마추어 작가로 만화를 그리면서 자연스럽게 역사 웹툰을 그렸고, 고서와 역사를 다룬 이번 책도 내게 됐다.
그는 "어릴 때 역사를 만화를 접했고,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대학 시절에도 도서관에서 역사 관련 책만 봤다"고 했다.
고서수집은 약 5년 전부터 취미로 시작해 지금까지 500여점을 모았다. 독학으로 한자와 용어를 익히며 고문서를 보는 안목을 키웠다.
처음에는 한문 공부용으로 시작했는데, 고서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속에 얽힌 이야기를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했다.
책에는 저자의 수집품을 비롯한 여러 고서의 재발견 과정과 함께 그 시대의 역사, 문화, 예술 이야기가 이어진다.
경매사이트에서 단돈 5천원에 산 고문서 한장을 들여다보니 1893년 만들어진 서울 유생들의 성적표였다. 얼마 후 저자는 한 기관으로부터 300배에 해당하는 150만원에 팔라는 연락을 받았다.
4만원에 구한 이름 없는 시집을 살펴보다 놀란 적도 있다. 시집에 수록된 이들의 이름을 추적하니 당시 조선을 호령하던 명문가 집안 자제들의 공동 시집이었다. 이 시집은 현재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이 외에도 삼촌이 친조카를 노비로 부리다 다른 집에 머슴으로 팔아먹은 이야기, 200년 전 본처를 내친 남편에게 부인이 거금 200냥을 위자료로 챙긴 이혼 이야기 등 옛사람들의 사연이 소개된다.
저자는 역사 웹툰 작가답게 고문서에서 찾아낸 실마리들을 퍼즐처럼 맞춰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솜씨 있게 풀어낸다.
김영사. 264쪽. 1만4천900원.
doub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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