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코스피 상승률 4.4%…G20 중 18위
미중 갈등에 반등 탄력 둔화…코스닥은 바이오 악재에 더 부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수세 확대로 한동안 반등하는 듯하다가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출렁이면서 상승 탄력이 둔화됐다.
특히 코스닥은 바이오주를 둘러싼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 코스피보다 성적이 더 부진했다.
◇ 코스피 수익률 G20 주가지수 중 '바닥권'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상반기(28일 종가 기준) 4.39% 상승했다.
거래소가 집계한 주요 20개국(G20) 증시의 대표 지수는 작년 말 대비 평균 13.45% 올랐으며 코스피의 상승률은 20개국 중 18위 수준이다.
나라별 지수 상승률을 보면 아르헨티나(35.77%), 러시아(27.72%), 중국(19.45%), 미국(13.71%), 영국(10.02%), 유럽연합(EU)(14.69%), 독일(16.21%), 프랑스(16.13%), 브라질(14.61%) 등은 10%를 넘었다. 인도(9.75%)와 일본(6.30%) 증시도 한국보다 더 좋은 성과를 냈다.
한국보다 상승률이 낮은 나라는 멕시코(4.03%)와 인도네시아(2.55%)뿐이었다.
한국 증시가 미중 무역갈등 등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 연초 반등 기대, 미중 갈등 재점화로 꺾여
작년말 미국 정부의 셧다운(부분폐쇄) 등 여파에 2,040선까지 하락했던 코스피는 올해 초부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2월에는 2,200선을 회복했다.
3월 하순에는 미국 장단기 채권 금리의 역전을 계기로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가 부각되면서 다시 2,120대로 떨어졌으나 4월 들어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지수는 다시 2,200선을 탈환했다.
특히 3월 29일부터 4월 16일까지는 코스피가 13거래일 연속 상승해 1984년 1월 19일부터 2월 2일까지 이어진 역대 최장 상승 행진과 동일한 기록을 썼다.
3월 29일부터 4월 12일까지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으로 11거래일 연속 상승해 국내 증시 개장 이후 최초 기록을 쓰기도 했다.
이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완화적인 방향으로 틀면서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란 한동안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가운데 반등 장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마저 품게 했다.
그러나 랠리는 그다지 오래가지 않았다.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코스피는 4월 중순부터 우하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중 무역협상의 더딘 진행에 강한 불만을 터뜨리며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코스피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같은 달 9일에는 하루에 3.04%나 급락했고 13일에는 2,100선마저 무너졌다.
그 뒤 코스피는 2,100선을 전후한 박스권에서 움직이다 이달 2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겨우 2,130선을 회복했다.
이달 하순부터는 미중 정상이 만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져 코스피가 오르내림을 반복한 끝에 2,130선 턱걸이로 상반기를 마감했다.
◇ 코스피 소형주 상대적인 선전…코스닥은 '인보사 사태'에 휘청
증시가 대체로 부진했지만 테마나 성장성이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종목 장세가 펼쳐지면서 코스피 내에서는 소형주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실제로 시총 1∼100위인 대형주는 5.45% 오른 데 비해 소형주(시총 300위 아래)는 7.87% 상승했다. 중형주는 3.07%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28.56%), 전기전자(18.16%), 섬유의복(17.72%), 운수장비(14.16%) 등이 크게 올랐고 전기가스(-19.62%), 의약품(-10.99%), 통신(-7.42%), 음식료(-5.53%) 등이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작년 말보다 2.2%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코스닥 시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바이오 업종은 악재가 줄을 이으면서 크게 흔들렸다.
지난 3월 말께 터진 코오롱생명과학·티슈진의 '인보사 사태'로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의 시총은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코오롱티슈진[950160]은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될 위기에 몰렸다.
이달 27일에는 에이치엘비[028300]가 신약 '리보세라닙'의 임상3상 결과가 목표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에이치엘비와 계열사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067630]이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 여파로 헬릭스미스[084990], 녹십자랩셀[144510] 등 다른 바이오주도 줄줄이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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