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장대로라면 미국은 태평양 3분의1 영유권 주장할 수 있어"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위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 선박이 필리핀 어선을 들이받아 침몰시킨 뒤 달아난 사고로 필리핀 내 반(反)중국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22일 dpa 통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전날 언론에 "중국이 바다의 소유권을 선포하는 것이 적절한 일인가"라고 묻고 "간단한 문제다. 당신은 바다를 당신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 나에게 말해달라. 그럼 나도 (바다를) 내 것이라고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 주장대로) 그렇다면 미국은 태평양의 3분의 1에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고, 필리핀도 술루해에 대해 그렇게 할 수 있으며 다른 국가들도 자기들 영토 인근의 수역에 대해 같은 주장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가 지금 술루해를 우리 것이라고 주장하려 생각 중이고 당신은 내 허락 없이는 그곳을 지나가지 못한다(고 가정해보자)"면서 "그건 위험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을 포함해 동남아 10개국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중국 주장의 위험성에 대해 긴 시간 이야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에 있는 티투섬(중국명 중예다오, 필리핀명 파가사)의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필리핀은 갈등을 빚어 왔다.
올해 들어서는 필리핀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에서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티투섬 주변 해역에 지난 1월부터 최소 275척의 중국 선박이 정박하거나 항해하면서 필리핀을 압박하자 갈등이 고조돼왔다.
지난 9일에는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리드뱅크(필리핀명 렉토뱅크) 인근 해상에서 필리핀 어선이 중국 선박과 충돌하면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해 필리핀 내 반중 여론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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