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해상경계작전 실패…엄중하게 책임져야 할 것"(종합2보)
"100가지 잘해도 한가지 경계작전 실패하면 국민 신뢰 못 얻는다"
"장비 노후화 등 탓하기 전에 작전 및 근무 기강 바로잡아야"
합참의장 등 수뇌부 150명 앞에서 "완벽한 대비태세" 거듭 강조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9일 북한 선박이 아무런 제지 없이 동해 삼척항까지 진입한 사건과 관련해 "경계작전 실태를 꼼꼼하게 되짚어보고 이 과정에서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북한 선박의 삼척항 입항 사건을 사실상 '경계작전 실패'로 규정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9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 모두 발언에서 "장관은 수시로 그리고 최근에는 장군단 무궁화회의시에도 9·19 군사합의 분야는 경계작전 태세와 무관하며 이럴 때일수록 더욱더 경계태세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여러분께 당부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북한 어선 관련 상황에 대해서 우리 모두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우리가 100가지 잘한 점이 있더라도 이 한 가지 경계작전에 실패가 있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전반기 주요성과'를 평가하는 과정에서도 "우리 군은 변화하는 안보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숭고한 사명에 매진해왔다"며 "다만 한 건의 해상경계작전 실패와 관련해서는 많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오전 북한 주민 4명이 탄 북한 어선 1척이 삼척항 방파제 인근에 정박해 있는 것을 민간인이 발견해 당국에 신고했다.
군·경은 민간인의 신고가 있을 때까지 이런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군 안팎에서는 해안경비 태세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 장관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주문했다.
정 장관은 "현행 경계작전시스템과 전력 운용 부분의 문제점을 식별해 조기에 즉시적으로 보완해나가야 한다"며 "장비 노후화 등을 탓하기 전에 작전 및 근무 기강을 바로잡아 정신적인 대비태세를 완벽하게, 굳건하게 할 것을 특별히 강조한다"고 당부했다.
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해상) 감시시스템을 견고하게 구축하고 해안경계에 최적화된 감시전력을 보강하는 두 가지 방향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 "반복되는 일상에서 타성에 젖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고 각자 임무에 더욱 전념해주길 바란다. 국민들께서도 그런 우리 군대를 믿고 안심하실 것"이라며 거듭 '정신적 대비태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반기 중요성과 평가' 대목에서도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평화의 여정을 걷는 과정에서도 국가 안보에는 한순간도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신 바 있다"며 완벽한 대비태세를 거듭 주문했다.
정 장관은 이날 9·19 군사합의 문제와 관련, "군사합의의 정상이행을 통한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구축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특히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면서 안보 상황의 변화를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강력한 힘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후반기 추진 방향·각오'를 통해서는 "70년 동안이나 대결과 갈등이 계속돼 온 한반도에 1년 반 만에 평화가 찾아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완벽한 대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안보 상황의 변화에 대비하면서 강군을 건설해 나가는 것 또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주요 지휘관 회의에는 박한기 합동참모의장, 서욱 육군·심승섭 해군·원인철 공군참모총장, 이승도 해병대사령관 등 국방부와 합참, 각 군의 주요지휘관 및 참모 등 주요직위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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