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웰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상원 인준…美 한반도 라인업 완성(종합)
'軍출신 對中매파' 해리스 대사 측근 …10개월여만에 공석 채워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에 대한 미국 상원 인준 절차가 13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관계가 교착을 이어온 가운데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전달 등 톱다운 돌파구 모색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미 정부 내 한반도 라인업이 완성되게 돼 주목된다.
미 상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스틸웰 지명자에 대한 인준 투표를 가결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표결 결과는 찬성 94표, 반대 3표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7일 예비역 공군 준장인 스틸웰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에 지명한 데 이어 올해 1월16일 상원 외교위에 인준 요청서를 발송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상원 외교위는 지난 3월 27일 스틸웰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했다.
미 국무부에서 동아태지역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 외교관 출신이 아닌 군 인사가 기용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해군 대령 출신이었던 제임스 켈리 전 차관보(2001∼2005) 이후 두 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장성 출신이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대중 매파'로 알려진 스틸웰 지명자는 미 국방부 합동참모본부에서 아시아 관련 계획 및 정책을 담당하는 참모장교를 지냈으며 중국 베이징의 미국 대사관에 무관으로 파견근무를 하기도 했다.
80∼83년 미 군사 언어학교에서 한국어 어학병으로 교육 및 훈련을 받은 바 있으며, 93∼95년 군산기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지명 당시 스틸웰 지명자가 한국어와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으며 일본어도 약간 할 줄 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스틸웰 지명자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군 생활의 마지막이었던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관리 시절 당시 태평양 사령관(현 인도 태평양 사령관)이던 해리스 대사와 긴밀하게 함께 일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스 대사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호주에서 한국으로 배치지역까지 변경해가며 전격 '차출'한 인사인 점을 감안할 때, 북미 대화 재개를 향한 모색이 이뤄지는 것과 맞물려 한반도 라인에 대한 '폼페이오 친정체제'가 강화되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스틸웰 지명자의 의회 인준으로 수전 손턴 전 차관보 대행의 지난해 7월 말 낙마 후 약 10개월여간 공석이던 이 자리가 채워지게 됐다.
이로써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알렉스 웡 대북특별부대표 겸 북한 담당 부차관보, 마크 내퍼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대북 특사 등에 이어 국무부내 한반도 라인업 재정비 작업도 마무리되는 셈이다.
내퍼 부차관보는 최근 '대행' 꼬리표를 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31개국과의 외교 관계를 관리·감독하면서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외교를 관장하는 요직인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 2017년 3월 대니얼 러셀 전 차관보가 사임한 뒤 대행체제로 유지돼왔다.
스틸웰의 인준으로 해리스 대사에 이어 군 출신 강경파들이 한반도 라인에 전진 배치되는 셈이 된다.
특히 스틸웰 지명자가 중국에 대한 강경파로 꼽혀 왔다는 점에서 무역전쟁 등으로 미중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중강경 노선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스틸웰 지명자는 상대적으로 중국 쪽에 집중하고 한반도 관련 업무는 비건 대북특별대표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쪽으로 내용 면에서의 역할분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스틸웰 지명자는 지난 3월 청문회에서 "북한은 우리가 그들의 말만 믿고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 우리는 충분히 속았고 꾸준한 (대북) 압박이 계속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며 대북 압박 원칙을 확인한 바 있다.
그는 또한 "한미동맹은 철통같으며 우리(한미)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해 점점 더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며 비핵화를 위한 한미 공조를 강조하고 "임명된다면 비건 대북특별대표 등과 국제사회의 대북압박 유지를 위해 함께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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